악한 인간은 약한 인간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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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05.06
2009-05-06(수) 에베소서 3:1-12 ‘악한 인간은 약한 인간’
휴일이라 한산했던 어제, 옆집 개가 그 주인을 따르다가
주인이 놓친 짐에 머리를 맞고 그 자리에서 죽는
작은 소동이 있었습니다.
나보다 더 가까이에서 그 광경을 본 아내는
새파랗게 질려 물을 떠다가, 아직 숨이 붙어있는 개에게 먹이려 하는 등
평소 그 개를 무서워하던 모습은 간 데 없었지만
나는 그 광경을 보면서 조금도 요동하지 않았고
오히려 호들갑떨지 말라며 아내를 나무랐습니다.
그 개가 죽은 것은 주인의 죄를 대신 받은 거라는
나름대로의 해석까지 내놓았지만 그건 악담이었습니다.
아무리 미웠어도
가족 같은 동물을 잃은 그 마음을 측은히 여겨
한 마디 위로는 해주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주인이 미웠고
그가 늘 죄 짓는 일에만 열심이라고 생각하여
불행한 사고를 정죄의 구실로 삼고 말았습니다.
독하고 악한 내 모습을 봅니다.
그런 마음은 약한 인간의 속성이라 하셨습니다.
주의 자비를 끝없이 구하는 기도의 인내와
인자를 사랑하고 선함을 추구하는 최소한의 노력 면에서
한 없이 약한, 그래서 악할 수밖에 없는 내 모습을 봅니다.
그는 나와 연합할 수 없는 이방인이라 생각했습니다.
무식하고 간교한 사람이라 생각하여
그에게는, 복음 전하는 일도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점점 굳어져가고 있었습니다.
복음을 전하고 싶은 마음과 계획이 있었고
나를 연단하시기 위해 그를 사용하는 것이라는
거룩한 생각을 한 적도 있었지만
얼마 전 무슨 일로 마음이 또 상한 이후
그의 얼굴도 더 이상 보기 싫어졌고
그에게 가졌던 일말의 연민도 거두고 말았습니다.
그 개의 죽음이
누군가의 죄를 대신하는, 하나님이 주신 사건이라면
그 죄는 온전히 내 몫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내가 이방인으로 생각하는 그에게 복음을 전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후사가 되고
지체가 되어 함께 약속에 참예하는 자가 되기를 구하기에 앞서
그를 정죄하는 내 마음의 바탕에 있는
악한 모습부터 회개하기 원합니다.
악한 인간은 약한 인간이라는
설교 말씀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겨
나의 악함을 회개하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