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더 허전할 아내의 마음에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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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05.04
2009-05-04(월) 에베소서 2:1-10 ‘나보다 더 허전할 아내의 마음에’
속이 허전해서인지
평소보다 일찍 잠을 깼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어제 목장 예배를 드리고 남은
포도 몇 알을 입에 넣어보지만
뚫린 마음은 채워지질 않습니다.
‘22년, 너를 보살피신 하나님의 사랑이
23개월, 군 생활에도 함께 하실 것을 믿으며...’
포켓용 성경 앞장에 축복의 메시지를 적는 것으로
아들의 훈련소 입대를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이제 가족 예배를 드리고 나면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의무의 시간 속으로 떠나야 합니다.
잠시 떠나 있을 아들을 보내는 마음도 이토록 허전한데
아들을 십자가에 내어주신 아버지의 마음은 어떠셨을지...
담대한 내 마음도 이러한데
여리디 여린 아내의 마음은 어떨지...
22 년 동안 삶으로 보여준 것도 없이
이 세상 풍속을 좇고 공중의 권세 잡은 자를 따르던
불순종의 아들로서의 부끄러운 모습
세상적으로 무능한 아비의 모습만 보여주고는
내가 다 키운 양, 흐뭇한 마음으로
입대하는 아들을 보기가 남우세스럽습니다.
육체의 욕심을 따라 지내며 육체와 마음의 원하는 것을 하여
다른 이들과 같이 본질상 진노의 자녀로 살던
지난날이 문득 후회스러워집니다.
세상을 향해서는 항상 마음을 열어두고도
하나님의 구원의 초청에는 마음을 닫고 살던
악한 아비의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준 것이 부끄럽습니다.
지체하고 지체하던 하나님의 부르심에
마지못하여 응하고 나니 아들은 이미 다 자란 후였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인가
부도 위기에 몰린 사업을 살리려고 저지른 죄로 인한 형사처벌이 두려워
가족을 데리고 외국으로 도피하려는 아비 앞에 눈물로 호소하여
검찰에 자수하고 하나님 앞에 회개하게 함으로써
하나님으로부터 내려질 진노의 심판을 면케 해준 아들
주일에 가족을 교회에 데려다주고 일터로 향하는 아비에게
자신이 배운 구원을 볼 멘 소리로 담대히 권면하던 아들
면허가 취소되어 운전을 하지 못하는 아비를 위해
새벽시장 운전을 대신하며 무거운 짐을 날라주던 아들
아비에게 보고 자란 게 아니라
오히려 아비에게 보여주며 자란 아들
물려받은 욱하는 성격까지 아비에게 보여줌으로써
아비로 하여금 자신의 부족을 깨닫게 하던
그런 아들을 보면서
이 아침, 허전함 마음 위에
부끄러운 마음을 갖게 하심은
아들과 떨어져 살 23개월 동안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비가 되기에 힘쓰라는
준엄한 명령을 깨닫게 하시기 위함이겠지요.
거듭나야 할 당위성을 마음에 새겨
지으신 그 목적대로 순종의 삶을 살라는
거룩한 명령을 마음에 새기게 하시기 위함이겠지요.
아들의 군 생활이, 아버지께서 예비해놓으신 그 계획대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하게 행해지기 원합니다.
뻥 뚫린 내 마음을
우주보다 크신 아버지의 마음으로 채우기 원합니다.
나보다 더 허전할 아내의 마음에
하나님의 크신 위로가 임하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