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사랑의 달인
작성자명 [신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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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04.10
아무래도 외국땅으로 나오니 제일 깐깐해 진 건 돈 문제인것 같아요.
시간당 남이 일하는 만큼 계산을 해 주고,
내가 남을 위해 일 한 것은 시간당 얼마이겠구나 계산이 절로 나오고...
그러던 어느 날, 큰딸 도현이 학교에서 신체검사를 병원가서 받아 오랬는 데
키재고, 몸무게 재고, 헤모글로빈 수치 재고, 귀, 목 불빛 한 번 비춰 주고..해서
진료비가 196불이 나왔습니다. (한 30만원 정도 될듯)
어차피 보험들어봤자 사소한 진료비는 우리가 내야 하기에 보험도 들지 않았는 데,
폭탄을 맞았습니다..보험이 있어 봤자 이런 정도는 카버가 안 되고요..
마음이 점점 강팍해 지고, 3천원이면 해결되는 것을 30만원을 내야 한다는 것이
억울하기도 하고..눈물도 나오려고 했습니다..
병원비로 신경이 날카로와 있을 무렵 둘째 딸 데이케어에서 보조교사로 일하시는 선생님께서
저에게 전화를 하셨습니다.. 일전에 제가 그 분께 밤에 제가 학교에 가야 할 때
아이들을 좀 봐 줄 수 있겠냐고 했었는 데 어제 그분이 목요일 밤에 와서 2시간 정도
아이들을 봐 줄 수 있겠다고 합니다.
근데 문제는 자기가 남편이랑 함께 가도 되냐고 합니다.
순간 당황..거부감..ㅋ
애들이 아빠 아닌 다른 남자어른과 함께 별 탈없이 있어야 할 텐데 하는 지나친 (?) 걱정
유치원 보조교사만 해도 다른 베이비시터 보다 비쌀텐데 그 집 남편에게도 페이를 해야 하나?
둘이 노닥거리느라 우리 애들 안 봐 주면 어쩌지?
애들 보는 데 둘이서 뽀뽀라도 하면 어쩌지?
등등 수많은 생각이 꼬리를 물고 나왔습니다.
게다가 미국 베이비 시터는 거리 이동시간도 시간당으로 돈쳐서 줘야 한다는 데 이를 어째..
시간당 7불에 애가 2명이니 시간당 14불, 두시간 하면 28불,
이동시간 쳐 주면 30-40불은 쉽게 나가고 이것을 1350원 곱하면 또 얼마냐...
애 두시간 맡기고 35불 나가면 차라리 내가 학교갈일을 없애 버리자..계산이 나왔습니다..
그래도 내가 먼저 그 선생님께 부탁했으니 한 번은 해야겠지..사람이..말을 꺼냈으니..
그래도 금액을 확실하게 해 두고 시작해야 겠다 싶어..용기를 내어..
얼마주면 되냐고..
너네 남편꺼는 내가 페이 못 하겠다..
깔끔하게 먼저 이야기 했습니다..
그랬더니 선생님께서 웃으며 돈은 받을 생각이 없다고 했습니다..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습니다..
내 마음에 그렇게 치열하게 내가 돈 준 만큼 내지는 그 이상으로 그들의 노동력을 이용해야
한다는 강박에 마음이 편칠 않아 전쟁터 였는 데 그 모든 잡념을 제거하는 소리..
돈을 받지 않겠다
이유가 무엇이냐? 라고 묻자
God께서 나의 마음에 너희 가족을 도와주고 보살피라는 아주 강한 마음을 주셨다.
나는 돈을 받지 않고 기꺼히 너의 육아에 참여 할 것이고,
우리 남편은 아이들과 아주 잘 놀아주는 특기가있다. 안심해라..
너는 외국에서 가족과 멀리 떨어져 혼자 그 모든 것을 감당한다는 것이 상상할 수 없이
힘든일이란 것을 내가 안다. 너의 가족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
그녀..방년 겨우 23세..
참 예쁜 그녀..(ㅋ)
순간 내 쪼잔한 인생사, 조건부 인간관계, 집요한 계산...
이 모든 것들이 깨달아 졌습니다..
그간 하나님사랑 못 느끼며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가로 막은 것은
다름 아닌 나의 좁은 시야, 철저히 내 계산의 테두리 안에서만 바라본 세상이었습니다.
조건부 사랑, 조건부 인간 관계, give and take의 관계밖에 이해하지 못 했던
나의 한계로 하나님을 바라보니
하나님의 사랑이 도저히 이해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돌이켜 보니..
그간 하나님은 절대적인 사랑을 보여주시기 위해
여러차례, 다른 많은 사람들을 통하여
저에게 조건 없는 선물로 찾아 오셨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때 마다 그 사랑을 온전히 받아드리지 못 하고
제 방식대로 철저히 나름대로의 페이를 했고,
그 관계에서 내 할 도리를 했다고 생각 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 그녀가 공짜라고 하니
그녀가 우리 애들과 지낼 시간을 비즈니스로 생각하지 않고 예수님의 생명을
나누는 시간으로 생각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즈니스로 그녀가 애들을 봐준다고 생각했을 때는
그녀가 돈을 좇아 시간만 때우는 행동을 막기 위해
내 마음에 여러 방법으로 그녀를 구속할 계획을 세웠는 데
이제 그녀가 자원함으로, 아무런 댓가에 대한 기대 없이
이일을 하겠다고 하니..
그녀의 애들과 보낼 시간 속에서 그녀가 보여줄 창조적 사랑이 느껴지고,
시간에 맞춰 기계적으로 움직일 만남에서 이제는 자유로움과 사랑과 여유를 느꼈습니다.
돈도 받지 않고 애들 봐 주겠다고 자원하여 오는 사람을 통해
돈 액수 만큼 조건적 인간관계에 만족 해 왔던 저의 가치관이 바뀔 순간이 왔습니다..
이제서야 예수 믿은 후 내 삶의 페러다임이 바뀔 수 있을 것 같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 다시 생각해 봐도 제 삶 속에 이런 조건없는 하나님사랑의 방문이 많았습니다.
그 때 마다 잘 난 인간의 도리를 다 했다는 것으로
기브 앤 테이크의 룰을 철저히 지키며 그 인간관계를 끊어 나갔습니다.
공짜를 이야기 하는 그녀 에게도 여전한 방식으로 나는 페이를 해야 한다 빡빡 우기니
그녀가 그럼 시간당 한 1불이나 2불씩
쳐서 줄려면 주라고 했습니다..
그녀가 오는 시간은 1분도 낭비하지 않고
내 시간을 철저히 확보해야지 하는 생각에서
이제 저도 그녀를 어떻게 환대 하고 섬겨 줄까의 생각으로 바뀔 것 같습니다.
이런 세상을 보여 주시려고 예수님께서 그 수모를 당하시고
그 고통을 당하시며
목숨을 주신 것 같단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 절대사랑을 조건부사랑의 달인인 제가 감히 아직 다 이해 못 하겠지만
이번 패스오버와 부활 주간 주신 가장 큰 깨닮음의 선물을 주신 주님,
주님 나라의 기쁨을 저에게도 나눠 주실려고
수많은 사람들을 푸시는 주님..
돈이 재단하고, 가로 막는 내 생각과 가치관의 한계를 절실히 보여 주신 주님..
언제 쯤 저도 다른 사람을 위해 제 시간과 희생과 생명을 내 놓을 수 있을 까요?
글고 언제쯤이면 저도 큐티 나눔이 김영순 간사님처럼 몇줄로 요약이 될까요? (팔아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