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잎이 움트는3월입니다.
학교 교정에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지만, 푸른 잔디들이 조금씩 돋아나기 시작합니다.
잔디들이 살아나기 위해 기지개를 켜는 것처럼, 새로운 시작을 찾아 학교로 흘러들어온 사람들이 활동을 시작하는 학기 초입니다.
저희 학교 대학원 신입생들은 4월 말에 연구실을 정합니다.
그렇기에 지금은 학생들이 어느 연구실에서 자신의 박사 학위를 취득해야 할지 치열하게 고민하는 시기입니다.
치열하게 교수님들을 찾아다니고, 치열하게 자신의 연구 분야에 대해 고민합니다.
타대에서 온 학생들은 갑자기 어려워진 수업 내용에 힘들어하며 좌절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공부로는 손에 꼽히는 사람들이 모인 이 학교에서, 저는 최근 많은 것들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인 능력에 관해서는다섯 달란트 받은 자입니다.
저는 물리를 전공하지만, 시와 소설과 같은 문학 작품들을 꾸준히 읽어왔습니다.
철학과 사회에 관심이 많고, 고전 음악들을 감상하는 것을 즐겨합니다.
전시회를 가거나 뮤지컬을 관람할 때도 사람들이 쉽게보지 못하는 의미들을 잡아내곤 합니다.
사람들이 어렵고 힘들어할 때는 그 사람의 눈높이로 찾아가 위로해주고 격려해줍니다.
무엇보다도 매 예배 때 눈물이 끊이지 않는 은혜를 경험합니다.
제가 날마다 회개해야 하는 악은이 다섯 달란트로 다섯 달란트를 더 남기려 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여러가지 재능을 주신 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고, 그것들을 통해 하나님을 더 드러내고 전하는 자가 되어야 하는데
저는 자꾸만 그 달란트들을 갈고 닦는 것을 두려워하고 숨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제 주위에 또래 친구들이 없었다는 데에서 비롯된 시기와 질투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에게서는 예쁨을 많이 받고 자랐지만 제 주위에는 늘 친구가 없었습니다.
세상에서 친구를 사귀려면 죄를 용납해야하는 부분이 반드시 있었는데, 저는 그것을 철저하게 밀어냈기 때문입니다.
그랬기에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은 있고 제가 예수님을 보여야하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제 곁에서 저와 함께 걸어갈 믿음의 친구는 없었습니다.
그랬기에 학창 시절에 저는 늘 무언가 혼자하는 모양새였습니다.
혼자서 무언가를 많이 하고, 다른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일을 많이 하지 못하다보니 저는 관계 맺는 일을 참 어려워했습니다.
다행히 학창 시절에 학급 회장 등을 해서 공적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은 잘했지만, 사적으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일은 너무나 서툴렀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여전히 제게 너무나 어려운 일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에 제 주위에서 사람 관게를 잘 맺는 사람들을 보면 아직도 시기가 올라올 때가 있습니다.
제가 예수님을 선택한 것이기에 사람들을 많이 사귀지 못했고, 또 사람을 사귄 경험이 적다보니 사람을 새로 사귀는 일이 서툰 것이 당연한데
제가 갖지 못한 다섯 달란트를 가진 사람들을 볼 때면 시기와 질투가 올라와 저의 다섯 달란트를 내팽겨치고 싶을 때가 참 많습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이런 저의 연약을 아시는지 이번 3월,하나님께서 제 안에 있는 달란트를 드러내시는 사건들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대학교 동기 중에 한 친구가 새내기 때부터 제게 힘든 이야기를 종종 하곤 했습니다.
그 친구의 어려움 중 많은 것들은 진로와 사람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친구가 고민을 토로할 때 목장에서 나누는 것처럼 그 친구의 나눔을 유도하고, 제 간증들을 조금씩들려주곤 했습니다.
교회에서 힘든 청년들을 섬기며 일어났던 에피소드들에 대해 언급하고, 제가 어떻게 진로를 인도 받고 있는지에 대해 말한 뒤 #039신앙의 힘으로 해나가고 있다#039라고 덧붙였습니다.
저번 주에 모처럼 만나서밥을 먹는데, 그 친구로부터 #039내가 고민이 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너#039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제가 떠오른다며 한 드라마를 소개해주었는데, 한 정신과 의사가 힘들고 연약한 사람들의 편에서 세상과 싸우다 여러 고초를 겪게 되는 내용의 드라마였습니다.
마치 하나님께서 #039혁중아, 네가 연약하고 힘든 사람들의 편에서 싸운 것을 나도 알고 세상의 사람들도 알아.#039라며 인쳐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또 다른 사건은 다른 친구를 통해 겪게 되었습니다.
제 대학원 신입생 친구 중 한 명은 저와 대학교 동기입니다.
이번에 유학을 준비하다 실패해 상심이 크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가 청소년기 때 대학에 9번 떨어진 이야기가 생각났고, 아무 생각 없이 제 간증을 해주었습니다.
순간, 그 친구가 눈이 동그래지며 눈물이 글썽글썽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하나님께서 #039혁중아, 네가 견뎌온 삶이 약재료가 되어 살릴 누군가 반드시 있어.#039라고 말씀해주시는 것만 같았습니다.
또 다른 사건은 예기치 못하게 찾아왔습니다.
대학원 과목 중 하나가 이번 학기에 열리지 않아 친구들과 스터디 모임을 꾸렸습니다.
스터디를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도중, 저는 제가 평소에 생각하던 물리 공부법에 대해 친구들에게 드러내었습니다.
다들 공부를 잘해서 우리 학교에 왔을 거란 생각에 학점도, 스펙도 마땅히 없는 제 이야기는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들 저의 말에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마치 하나님께서 #039혁중아, 고난을 견디며 너의 달란트가 더욱 견고해지고 날카로워졌단다.#039라고 말씀해주시는 것만 같았습니다.
이렇게 수많은 사건들을 저에게 보여주시는데
저는 아직도 사람 관계에 대한 한 달란트를 붙잡고 하나님 앞에 엉엉 울고 있습니다.
#039하나님, 전 사람이 없어서 못해요!#039
#039하나님, 전 혼자라서 못해요!#039 라며 끊임없이 사람을 달라고 떼부리는 기도만 하고 있습니다.
제가 만일 사람 관계에서도 다섯 달란트를 받았다면, 존재 자체가 가해자인 사람이 되었을텐데 말입니다.
이것이 죄인줄 알면서도 자꾸만 그 앞에 넘어지게 됩니다.
제가 가진 다섯 달란트가 다 썩어버리기 전에 빨리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더 공부하고 배워야하는데 말입니다.
저에게는 작은 꿈이 하나 있습니다.
이 세상에는 공부를 잘하고 지식이 정말 많아서 하나님에 대한 갈망이 있어도 금세 지식의 조류에 파묻혀버리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사람들을 찾아가, 제가 만난 하나님에 대해 나누고 그들을 살리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성경 안에 갇혀계시는 작은 분이 아니고, 이 세상의 논리와 지식들 위에서 온 천하를 다스리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그것이 제가 남겨야하는 다섯 달란트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제가 그 사람들을 살리는 방법은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을 하나님께로 이끌 수 있는 학문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삶만 하나님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제가 평생 이루어나갈 일들이 모두 하나님 한 분을 드러내는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리를 통해서도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드러내고, 글을 통해서도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드러내고, 사색을 통해서도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드러내고,
사회를 향한 건강한 비판과 충고를 통해서도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드러내고 싶습니다.
제 안에 다섯 달란트를 주신 주님이 살아계시다는 것을 이 세상에 알리고 싶습니다.
#039사람을 살리는#039 #039물리학자#039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도 눈믈 흘리고 회개할 제목은 사람들에 대한 열등감을 갖는 것입니다.
나와 친해질 사람들을 끊임없이 갈망하고 찾아다니는 것이 마치사울이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워질 때도 자신이 잃어버린 암나귀를 찾아다닌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젠 제 안의 또래 친구들을 향한 갈망과 열등감이 끊어지고,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요나단과 같은 믿음의 지체를 만나기를 소망합니다.
다윗이 15광야를 도망다니며 하나님만 의지하게 되었듯이, 지금 제게 주어진 외로움의 광야에서 잘 도망다니며 하나님 한 분만이 제 상급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적용하기
1. 대학원 연구실에 들어가기 전까지 시간이 많이 남습니다.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책을 많이 봐야 합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알아보기 위해, 그리고 사람들과 아예 끊어질 것만 같아 SNS에 접속하게 되는데, 과감히 모든 것을 쳐내려 합니다. 게임도 아예 끊어버리면 사람들 속에서 완전히 고립될까 두려워 가끔 한 두판씩 하게 됩니다. 그렇게 삶에 자균열이 갑니다. PC에서 게임 프로그램을 모두 지우고, 스마트폰에 사용 시간 제한 앱을 깔겠습니다.
2. 나중에 믿지 않는 세계 최고의 석학들에게도 전도할 일이 생길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그들이 삶 속으로 들어가 그들과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제가 처한 환경을 생각하며 핑계대지 않고, 제가 해야하는 일들에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현재 악기를 배우고 있는데, 단순히 취미로 한다는 생각을 넘어 제 사명의 한 부분이라 여기려 합니다. 글쓰기를 연습하는 일도, 물리를 공부하는 일도, 사색과 토론을 하는 일도, 건강한 비판을 하는 일도 제 사명의 한 부분으로 여기려 합니다. 하루에 어떤 일들을 할 것인지에 대해 시간표를 세워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