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환난'임을 모르는...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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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04.01
2009-04-01(수) 요한복음 16:25-33 ‘내가 환난 임을 모르는...
시계를 보고 또 보며 꿀 같은 새벽잠을 이어가던 중
아내가 전화를 받고 얼굴이 굳어졌습니다.
새벽에 포장마차를 실어갔다는 말이 오가는
아내의 통화를 옆에서 들으며 마음이 녹아내렸습니다.
이제 며칠 영업을 쉬어야 할 텐데
꽃게 철에, 쳐놓은 그물에 가득 잡힌 꽃게가
그물 속에서 썩어가는 것을 지켜보아야 하는
연평도 어민들의 마음이 이런 것일까...
실려 간 게 옆집 마차라는 사실을 알고서
나는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아내는 다른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새벽에 연락 받고 다들 모였는데, 전화 벨 소리를 늦게 들어
제 때 가지 못한 것에 대해 쏟아질 회원들의 비난...
그렇잖아도 어제는 우리 집만 특히 영업이 잘 되어
이웃들 마음이 적잖이 심란했을 텐데
하필 다음날 이런 일이...
포장마차의 생업이, 내 삶의 결론으로 당한 환난 중에
긍휼히 여기신 하나님께서 부어주신 분에 겨운 복임에
온전히 내가 지고 가는 게 합당한 일이겠지만
어찌어찌하다보니 아내가 앞에 나서고
나는 뒤에 숨은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육신도 성품도 연약한 아내가
더 힘든 짐을 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남편의 급하고 강퍅한 성격 때문일 겁니다.
무슨 힘든 일을 당하면 순식간에 이성을 잃고
그나마 겨자씨만한 믿음도 오간 데 없이
안 믿는 사람보다 더 강퍅하게 구는 남편임을
잘 알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 6 년의 연단으로 많이 변한 것 같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남편을 보는 게
포장마차 노동보다, 아내에게는 더 힘든 일이고
부지불식간에 튀어나오는 남편의 강퍅한 언행이
아내에게는 큰 환난일 겁니다.
그런 아내를 보며 내가 깨달은 것은
환난을 이기는 힘은 온유한 성품에서 나온다는 것이었는데
아내가, 그 온유함 때문에 강퍅한 짝을 만난 거라면
세상적으로는 얼마나 불공평한 일인지...
세상적으로 불공평한 일도 하나님의 뜻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억지로라도 자위해야 하는 나에게
이아침 말씀으로 주시는 예수님의 위로가
얼마나 마음을 평안케 하는지요...
있어야 할 세상의 작은 일을 환난이라 생각하며
정작, 내가 환난임을 모르는
나의 어리석음을 회개하기 원합니다.
세상을 이기는 힘
환난에 담대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
주님 당신임을 잊지 않기 원합니다.
세상의 환난에 성품으로 맞서 온 아내의 짐을
이제 당신이 주시는 담대함으로
온전히 내가 지고 가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