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부터 친구 삼기 원합니다.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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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03.28
2009-03-28(토) 요한복음 15:9-17 ‘아내부터 친구 삼기 원합니다.’
어제,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신호등 앞에 서 있다가
만나기로 한 지체와의 약속에 늦을 것 같아
신호를 무시하고 건너려는 찰나
떼던 왼 발 엄지를 찌르는 강한 자극에
내딛던 발을 회수하여 얼른 신발을 벗어보니
이쑤시개 조각이 양말을 뚫고 들어와
발가락에 살짝 박혀 있었습니다.
그 연약한 나무 조각이 어떻게 신발 속에 들어갔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발걸음을 멈추게 했는지 신기한 일인데
건너편엔 어린 학생 몇이 서 있었습니다.
‘예수 믿는 사람이...’
요즘 아내로부터 자주 듣는 말인데
평소에는 온유한 듯 보이다가도, 무슨 화나는 일을 만나면
예전의 강퍅한 성격으로 돌아가고 마는 나를
점잖게 꾸짖을 때 하는 말입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믿음의 분량과 성경 지식 면에서
나보다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아내로부터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만병통치약 같은 훈계의 한 마디를
결정적인 순간에 들으며 살고 있으니...
그 때마다, 꿰어지지 않아 몸에 걸칠 수 없는 말씀과
그 말씀에서 유리된 내 믿음의 허상을 보게 됩니다.
그러다가도 아내의 한 마디에 다시 힘을 얻곤 합니다.
‘이 꼴 저 꼴 안 보고 죽어버리려고 했는데 이제 죽을 일이 없어’
술 끊은 나를 칭찬하는 말입니다.
어떻게 술을 끊게 되었는지...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이쑤시개로 찔러주시고
예수 이름으로 훈계하게 하시고
역설적인 말 한 마디로 힘을 주시어
당신 자녀의 발걸음까지 감찰하시고
술을 끊게 하시고 춤추게 하시는 주님
택하시어 제자로 세워주시고
당신 나라 건설 현장에 직분까지 주시더니
오늘은 가장 친근한 이름, 친구로 불러주시니
종의 신분도 감지덕지한
이 죄인에게 베푸시는 은혜가 얼마나 큰지요.
당신을 닮기에 힘써
그 알량한 자존심이라도 날마다 꺼내어
강퍅한 마음과 함께 십자가에 매어달며
보여주신 친구의 마음으로
믿지 않는 백성을
힘든 지체를 사랑하며 살기 원합니다.
아내부터 사랑하되
친구의 마음으로 사랑하기 원합니다.
아내부터 친구 삼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