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살아나는 큐티^^
작성자명 [정선미]
댓글 0
날짜 2009.03.21
요13:1~20
예수님께서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고,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는데 시몬 베드로에게 내가 너를 씻기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다고 하시고..... 이미 목욕한 자는 발 밖에 씻을 필요가 없이 온 몸이 깨끗한데 다는 아니다는 말씀을 보며..
저를 돌아봅니다.
지난 화요일, 남편은 이번 주일(22일)에 1부예배를 마치고 KTX로 부산 친구들 모임에 갔다가 다음날인 월요일 아침 일찍 올라오면서 어머니를 모시고 오겠다고 합니다. 또 일방적인 통보입니다.
난 싫은 마음이 바로 올라와 내가 항암치료가 끝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힘들 게 그렇게 모시고 올라 올거냐고 대꾸했고, 남편은 아차! 또 실수했다고 생각했는지 당신에게 물어보지 않고 어머니가 손자들이 보고 싶다고 하셔서 같이 올라 올 준비를 하고 계시라고 미리 말씀드린 것은 미안하다고 합니다.
먼저 말을 하려고 했는데 어쩌다 그렇게 되었다고 하면서요.
이틀이 지난 목요일 저녁, 식사를 하면서 “그냥 어머니보고 쉬시라고 할까~ ”하면서 저의 반응을 살핍니다. 난 낮에 여자 목장에서 이미 다 오픈을 하고 내가 아직도 안되는 부분을 봤기에
“그러게..막상 오시면 괜찮은데 오시기 전까지 내가 이렇게 마음이 힘드네. 난 아직 형제우애에 사랑까지 갈려면 멀은 것 같애. 내가 안된다고 하면 진짜 그렇게 하려고?”하니 신임 교구장님이 어떻게 나오나 보려고 했다면서 웃는다.
그렇게 말은 해놓고선 계속 생각이 꼬리를 뭅니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할 말을 못하고 참고 살았으면 이렇게 암이 걸렸겠나..
참, 배려없네..
주일 설교 말씀에서 그동안 예수없이 할 말 또박또박 다 한 사람은 입을 좀 다물어야 하고,
참고 산 사람은 말을 좀 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난 좀 말을 하는 게 적용이 아닌가..
예전엔 인정 중독으로 그렇게 참았지만 지금은 주님의 은혜로 많이 벗어났으니
내가 욕을 좀 얻어먹더라도 싫다고 하는 게 맞는 것 아닌가..
이런 저런 생각에 흔들리고 있는데
급기야 해결되지 않은 채로 가라앉아 있던 원망과 분노가 마구 올라옵니다.
막 결혼해서 주말부부 시절에 주말마다 모여서 화투를 치던 시댁 식구들의 배려없음과
막내 낳을 무렵 3년 육아 휴직해서 키울 때 시도 때도 없이 모여서 화투를 쳐
날 영육간에 지치고 힘들게 만들어 갑상선 기능 항진증까지 걸린 일,
그렇게 힘들게 전주에서 부산까지 4년 반이나 임신한 채로 주말에 왔다 갔다 주말부부로 살 적에
시댁 식구들 중 그 누구 하나도 태동에미가 힘드니 한의원을 옮겨 함께 사는 게 맞다고 권면해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
내가 얼마나 질렸으면 혼자 아이들 셋을 다 데리고 나와 복직하여 어린이 집에 셋을 다 맡기고 혼자서 책임지는 생활을 하다가 다리 골절상까지 당했겠는가.. 등 서운한 점들과
나는 왜 또 그렇게 바보처럼 살았나 하는 자책감이 밀려옵니다.
완전히 육적으로 떠밀려가며 정리가 안되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내가 너를 씻기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다고 하시고,
네가 깨끗하나 다는 아니라고 하십니다.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부분을 보여주시며 섬김의 본을 보여주십니다.
종이 상전보다 크지 못하니(네가 시어머니보다 크지 못하니)
이것을 알고 행하면 복이 있다고 하십니다.
생각이 제 자리로 돌아옵니다.
어머니께서 우리 아이들을 사랑하며 헌신적으로 키워 주신 일,
죽으면 썩어질 육신, 뭐하러 아끼냐며 힘드실텐데도 내색 안하시고
늘 몸바쳐서 자신보다 자식들을 헌신적으로 보살피신 일 등
본받을 좋은 모습들이 떠오릅니다.
이제는 많이 아프셔서 예전같지 않으신 모습도
친정 부모님 모습과 오버랩 되면서 긍휼함이 생겨납니다.
이렇게 조금씩 말씀으로 미움을 녹이다 보면 언젠가 다 녹을 날이 있겠지요..
참, 주님은 한가지도 그냥 지나가시질 않네..
살며시 미소지으며
오늘도.. 주시는 말씀 때문에 살아나는 저입니다.
날마다 살아나는 큐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