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가 지어주는 회개의 약으로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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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03.16
2009-03-16(월) 요한복음 12:1-11 ‘지체가 지어주는 회개의 약으로’
부목자로 목장을 섬기시는 집사님 손자의 세례식 때문에
어제는 목장 식구들과 함께 청년부 예배를 드리게 되었는데
바로 앞자리에 앉은 청년과 자매의 모습이 참 다정해보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목사님 설교 말씀의 적용자로 단상에 섰을 때
두 번이나 다른 자매를 임신시켜 낙태케 한 죄를 지었고
함께 나온 자매도 현재 임신 중이며, 그 자매에게는 이미
친부가 키우는 자식이 있다는, 믿기지 않는 간증에
또한 그들이, 존경 받는 직분자의 아들과 예비 며느리라는 사실에
놀란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습니다.
바로 직전에, 세례 받을 유아의 영국인 아빠가 끝까지 반대하여
결국 유아세례가 취소되는 가슴 아픈 일을 겪었는데
연이은 지체 가정의 고난 소식에 가슴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어진 목자 수련회에서 그 직분자의 회개 간증이 이어졌고
그에 대한 교회의 공개적인 치리가 선포되었을 때
눈물로 얼룩진 그의 얼굴을 차마 쳐다볼 수 없었습니다.
내 머리 속은 온통 ‘나라면...’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나라면 그 자매를 며느리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나라면 그 사건을 내 삶의 결론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나라면 내 죄임을 공동체 앞에서 고백할 수 있을까
나라면 자식의 문제로 치리를 받고도 감사할 수 있을까...
내 자식이 아닌 게 우선 감사했고
그 지체의 딸이 아닌 게 감사했습니다.
내 자식만 중했지, 남 자식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그 집사님만 중했지, 그 자매의 부모 마음은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목자 수련회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나를 맞는 딸의 볼을 잡고 입맞춤을 해주었습니다.
방안에 있는 아들이 귀해보였습니다.
내 아들 딸이라 귀했고 속 안 썩이니 더 귀해보였습니다.
그들로 인해 내 체면 안 깎이고 치리 당할 일도 없으니
사고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정말 고마웠습니다.
그런데 이아침, 남의 것을 훔치는 자만 도적이 아님을
말씀을 통해 깨닫게 해주시니 가슴이 또 미어집니다.
유다의 속 마음은, 가난한 자들을 긍휼이 여기는 마음이 아니라
단지 향유의 값어치를 아까워한 도적의 마음이라 하시는데
내 자식이 귀해 보인 나의 속마음도
향유와 같이 귀한 내 체면, 내 자존심을
내 자식들이 손상시키지 않은 것에 대한 안도감에서
나온 것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집사님의 고난이 나에게 닥쳤다면
과연 나는 나의 귀한 자식을 내려놓고
남의 귀한 자식을 받아들이는 그런 적용을 할 수 있을까
내 체면, 내 자존심 다 내려놓고
하나님 앞에, 공동체 앞에 진솔한 고백으로 죄를 빌고
나의 고난을 약재료로 내놓을 수 있을까...
내 것만 중히 여기는 마음
남의 것을 경히 여기는 마음 모두
도적의 마음과 진배없음이 깨달아집니다.
자식의 구원, 지체의 구원보다 더 귀한 게
내 체면, 내 자존심임을 고백합니다.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나
자식이 속 썩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의 바탕에는
그들에 대한 순수한 사랑보다 더 귀한
내 체면과 자존심이 깔려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귀한 체면과 자존심을 내려놓을 수 없어
구원의 길을 돌고 돌아 간신히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하나님이 원하시는 백성의 모습을 갖추어가고 있다고
자부하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는데
형편없이 연약한 나의 진면목을 또 보게 해주시니
이 죄인의 악함을 또 회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상과 구별되는 당신의 백성으로 살게 하기 위해
그 삶 속에서 택한 백성의 구원을 이루시기 위해
말씀이 들리는 구조 속에서
지체가 지어주는 회개의 약으로 도적의 마음을 씻어내는
구원의 공동체, 영적 공동체로 인도하시고
그 공동체에서 끊어지지 않게 해주시는 하나님께
나의 가장 귀한 것을 다 드리는 삶을 살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