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장례 준비
작성자명 [송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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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03.16
마리아는 지극히 비싼 향유 곧 순전한 나드 한 근을 가져다가
예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그의 발을 씻으니
향유냄새가 집에 가득하더라 (요한복음12:3)
1부 예배를 드리곤
전나무아래 서있는 남편을 두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떼어
첫 장소 목장예배를 향해 떠났습니다
전나무 아래 서있는 남편이...
울밑에 선 봉선화같기도 하고,
어쩌면 무화과 나무 아래에 있을 때에 본 나다나엘같은데
두고가는 것만 같아 안타까운 것입니다
추레한 츄리닝같은 점퍼에
꺼먼 운동화에
씨꺼먼 가방하나 들고 교회 공간을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속을
중등부 교사로 섬기는 배정된 목자님을 만나 직장목장에 연결받으려고
기다리는 남편은 하릴 없이 자기 몸을 어디에 둘지 몰라
황망해하는 것이 안 봐도 비디오입니다
저러다가
그냥
택시타고 터미널로 향하지 않을까 싶으니
내 마음은 신음이라도 새어나올 듯합니다
개시된 목장에 길을 모르고 내비게이션도 없으니
예배드리는 분들에게 방해를 드릴까봐
첫 날 만큼은 같이 움직여야 겠다는 생각으로 1부 예배들 드린 것이
남편을 끈 떨어진 뭐 마냥 휑하니 남기게 된 것이
못내 안타까운 것입니다
마침 만난 한 집사님에게
우리 남편이 직장 목장을 연결해줄 목자님를 기다리느라
혼자 기다리니,
남편에게 전화 좀 한 통화 해주면 어떻겠느냐고 청하였습니다
큐티나눔은 잘 올리면서
남편 구원에는 관심이 없다고
자다가 봉창두두리듯이 또 큐티나눔을 걸어 이유를 붙이니
혹떼려다 혹붙인 심정으로 향하는 걸음입니다
“그, 누가 내 마음을 알아줄꼬”
남편의 구원을 향한 걸음이
하나님의 말씀 그네에 올라타 날실과 씨실로 영롱하게 하루 하루를 엮어
풍성한 삶을 누리길 바라는 마음을 그리도 몰라줍니다
죽다가도 살은 사람이,
내가 남편의 직분에 연연한 것도 아니요,
우리들교회에 인재가 없는 것도 아니요,
단지 남편이 말씀의 맛을 맛보아 알게 되어지길 바라는 이 마음을
어째 이리도 남자들은 바보요, 천치요, 맹꽁이들여서 몰라줄까요?
목장에 가서
우리 여인들의 주제가를 책상을 두두려가며 선창, 합창을 부릅니다
“그 눔이 그 눔이여~,
첫 놈이 최고여~
애 아빠가 최고여~”
남자를 너무나 사랑하고,
남편을 너무나 사모하는
우리 여인네들의 아픔과 눈물과 축복의 형벌이여!!!
집으로 돌아와 아들에게
엄마는 다시 태어난다면
아빠랑 다시 결혼할 거라고
무화과 나무 아래선 아빠의 모습이 불쌍하다고
엄마는 아빠를 정말 사랑한다고 말하게 되었습니다
다리도 부러지고,
밥먹을 때 빼놓고는,
틈난나면 코골고 자는 남편
보리 서말이면 처갓집 신세 안 진다는데
여동생을 고생시켰다는 눈에 난 오라버니에게
제발로 트렁크하나 들고 떠난지 8년 째인 지지리 못 나고 못 생긴 사람
이제는 내가 아니면
누구도 사랑하고 살아주지 않을 것 같은 사람!
나이 많아 늙어가면,
코털마저도 하얗게 변한다는 것을 가르켜준 사람!
혼인하여 이 고생, 저 고생 다 하였지만,
바람은 안 펴 우리들교회의 공식 미인은
아닌 거 아느냐는
어제 목자님의 농담에 우리로 웃음의 도가니로 인도한 사람!
예수님의 장례를 준비하는 마리아처럼
남편의 장례를 준비하며
지극히 비싼 향유 곧 순전한 나드 한 근을
남편의 발에 붓고 머리털로 발을 씻김으로
향유 냄새가 온 집에 가득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