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같은 그리스도인
작성자명 [박종열]
댓글 0
날짜 2009.03.12
2009-03-12(목) 요한복음 11:1-16 ‘박쥐같은 그리스도인’
언젠가 교회의 같은 부서 형제들과 식사할 때
팀장 집사님의 솔직한 고백한 들은 적이 있습니다.
‘자꾸 기도를 잊어버려, 오늘도 간 보고 기도했어’
나도 그런 경우가 종종 있는데
배가 고파 허겁지겁 숟가락을 들거나 음식을 한 입 물고는
손을 모으는 모습을 아내에게 여러 번 들켰습니다.
그러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기도가 길어집니다.
고쳐 달라고, 해결해달라고, 당신은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늘 이런 식입니다.
기도도 내 마음대로 하고
하나님과의 관계도 내 마음대로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완전 고무줄 믿음의 내 모습을 봅니다.
요즘 무릎이 점점 아파옵니다.
그런데 크게 걱정하지 않는 이유는
본문의 나사로처럼, 죽을병이 아님을 알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 온전히 맡겨서가 아니라
단지 죽을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걱정을 하지 않으면서도
지레 겁먹고 걱정하는 병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할아버지를 돌아가시게 한 뇌졸중
할머니의 당뇨병, 선친의 위암, 어머니께 시작된 치매 등
나를 걱정에 잠기게 하는 병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병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을 온전히 믿지 못하고
가족력이라는 의학 이론과 과학적 근거를 신봉하여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지고 사는, 연약한 나를 봅니다.
나이가 들면서 믿음이 자라 기도가 늘었나 싶었는데
나이가 들어 몸이 약해지고 걱정이 많아지니
기도가 늘고 점점 간절해지는 내 모습을 봅니다.
이러다가 가족 중 누군가가, 아니면 내게
무슨 병이라도 찾아오면, 밥상 앞에서 밥이 식도록
기도하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평소에 친하지 않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갑자기 친해지려고 하는 내 모습이
아버지 앞에서도 예외가 아닐까봐 그게 또 걱정입니다.
그러나 평소에 하나님과 친밀해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사람은
처신이, 기도가 다름을 봅니다.
급하다고 버선발로 뛰어가지도
무조건 와달라고 무례히 행치 않음을 봅니다.
사람을 보내어 조용히 알립니다.
당신이 사랑하시는 자, 당신의 사랑을 받기에 합당한 자가 병들었나이다
평소에 친밀하지 않은 사이였다면
자신의 값진 것으로 섬기며 쌓아둔 사랑이 없었다면
자신이 사랑 받고 있음을 확신하는 말을 하지 못했을 겁니다.
사랑을 확신하면서도 무례히 행치 않는
급한 상황에서도 전적으로 믿고 의뢰하는
누이들의 믿음과 처신을 배우기 원합니다.
내가 병들었을 때
사랑하는 내 가족이, 믿음의 형제가 고난을 당했을 때
사람을 보내어 아뢸 분이 누군지 잠시도 잊지 않기 원합니다.
평소에 쌓은 사랑이, 고난의 때에
백 마디 말을 대신할 수 있는,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가
건강할 때, 평강의 때에 다져지기 원합니다.
친하지 않다가 급할 때만 친한 척하는
박쥐같은 그리스도인 되지 않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