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도, 죽음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나의 분깃입니다.
작성자명 [이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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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5.05.24
오후엔 뼈 검사 결과을 들으러 병원에 갑니다.
열흘 정도 계속 아팠던 허리는 며칠째 맞고 있는 침 때문인지 통증이 많이 나아졌구요.
복내에선 별 다른 치료 없이 밤새 통증과 싸워야 했는데 지금은 그때 비하면 천국인 셈이지요.
때문에 지난 목요일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폐에 전이된 부분이 조금씩 더 커지고 있다는
말씀에도 그리 요#46153;함이 없었는데, 며칠 허리 통증으로 몸살을 앓으면서는 검사하고 나서
혹시 전이되었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과 부담감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 지난 주일 오후 복내에서 함께 생활하던 김집사님이
갑자기 뇌출혈로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전화를 끊자마자 부인되시는 윤집사님께 전화를 했지요.
집사님, 지금 전화를 받았어요. 좀 어떠세요?
떨리는 목소리가 좀 심상치 않게 느껴지는 찰라..흑흑흑..
조금 전에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어요.
아, 순간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그저 막막했고, 저 역시도 눈물이 후드득 떨어졌습니다.
뭔가 말을 해야겠다고 정신을 차리는데 집사님이 먼저 말씀을 하십니다.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 우리가 다 언젠가 갈 길이라고, 몸 건강하고 나중에 꼭 한번
만나자고..
복내로 전화를 걸어 집사님의 소천 소식을 알려 주었는데 그곳 목사님께선 이미 알고
계셨지만 환우들에겐 일부러 알리지 않으셨나 봅니다.
괜히 알렸나..하는 마음 한 켠으로 현실 속에서 일어나는 죽음이란 한계조차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인정하고 나아갈 수 있도록 강하고 담대하게 말씀으로 양육받는 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한 우리가 있는 우리들 공동체와 목사님의 순도 높은 말씀 훈련은 고통속에서
아름답게 빚어지는 진주처럼 고난과 시련 속에서 더 한층 영롱한 빛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공동체와 멀리 떨어져 생활하는 가운데서도 어떤 상황에서든 요동치 않을 수 있는 힘은 바로
그런 저력이 저의 내부 곳곳에서 살아 숨쉬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한 생명의 죽음을 눈 앞에 두고서도 의연할 수 있도록 하시는 하나님을 생각하면
서울에 있든 복내에 있든..그 어느 곳에 있든 저를 끝까지 책임지신다는 신뢰감에
마음이 가벼워 집니다.
항상 저의 안위를 걱정해 주시는 목사님께 -참, 지금 생각해보면 당돌하게 들릴 법도 한 말을
어쩜 그렇게 스스럼 없이 할 수 있는 것인지, 목사님 죄송해요!!- 목사님, 저를 믿지 마시구요,
저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믿어 주세요.
그러나, 가장 정확한 대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할당되어진 단 하나의 확실한 기업은 오직 여호와 하나님이시기에.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주시는 모든 것, 암도, 고통도, 끝없는 훈련과 양욱도 그리고 죽음까지도
기쁨으로 받아야 하는 저의 분깃입니다.
진통제 먹는 다는 것을 죽음보다 더 두려워 하는 환우들 사이에서 며칠 허리 아파서
밤새 진통제 먹고도 잠을 못잤다고 말하는 것을 신기한 듯 쳐다보는 곳, 복내..
어디 여기뿐이겠습니까만은 제가 그곳에서 유일하게 잘 할 수 있는 일은 아프면 아프다고 하고
죽겠으면 죽겠다고 소리치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말로 가르치려고 하는 저에게 하나님은 그것을 알게 하시려고 두달간을 저와 싸우셔야 했고,
허리가 아프니 낮아진 자의 마음으로 그간 절대 이해 못해 하면서 무시하던 환우들을 향해
아주 조금씩 마음을 열어 가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다 감사한 것뿐입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허리가 여기까지만 하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