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이름으로 서서
작성자명 [김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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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5.05.24
어제는 한 통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칠순이 가까운 분이신데
꽃사진을 즐겨 찍으시고
직접 만드신 꽃카드에 시와 이야기를 써서 가끔 보내주시곤 하십니다.
헌데 이번에 좀 어려운 일이 생긴 모양입니다.
장애우(산골에 사는 아가씨)를 만나러 산골에 찾아갔는데
그쪽에서 만남 후에 절교를 선언했다고 하네요.
그 만남을 주선한 것이 저라서... 약간 당황스러웠습니다.
둘 사이에 어떤 오해가 생겼나봅니다.
살다보면 엉키고 설키는 것이 인간관계인 모양입니다.
내가 아니라 상대편에서 생각하면 양보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인데
그렇게 하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이쪽 저쪽 다 안쓰럽게 느껴지고
위로를 해주어야 할 입장입니다.
양쪽 모두 이해가 되어서요.
사람이 완전하지 않고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하나님을 바라보면
마음이 더 너그러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저 자신...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를 반성해보았습니다.
저를 택하여 내신 하나님이
산골에 사는, 사랑하는 자매를
택하여 내주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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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이름으로 서서
저를 택하여 내시고
당신 이름으로 서서
영원히 섬기게 하신 하나님,
산을 적시며
잎새 돋는
나무를 바라봅니다
순간 느껴지는 제 기분에 민감하기보다는
무엇을 감사해야할지 깨닫고
받은 작은 것에 기뻐할 줄 아는
푸른 나무로 서게 하소서
제 어리석음을 참아주시고
제 미숙함을 덮어주시며
당신은 여기까지 함께 왔습니다
햇살 머금고 피어난 함박꽃을 볼 때
오래 버스를 기다리다 짜증이 날 때
할 일이 잔뜩 쌓여 바쁘게 움직일 때
거짓말처럼 저는 깡그리 당신을 잊고 맙니다
하지만 어느 때든
당신이 곁에 계셔주시는 것을 압니다
당신으로 차가운 제 마음에 불이 붙고
당신으로 복잡한 제 영혼은 맑아지고
당신으로 팍팍한 제 생각이 헐거워집니다
저를 택하여 내주신
그 사랑을 깊이
마음에 새기고
하나님, 몸소 열어주신 그 길에
제가 푸른 나무로 서게 하소서 (2005/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