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길일 수록 내비게이션을 켜지 않고 다닙니다.
내비게이션의 그녀가#039과속에 주의하십시오.#039, #039두번째 우측 방향입니다.#039와 같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게 싫어서입니다.
타고난 성정과 환경의 영향으로 독립적이고 능동적으로 살았습니다.
대형교회의 주일학교와 모태신앙의 껍질을 깨고청년부에서 만난 나의 하나님이 있었기에 신앙에는 기복이 없었고 모두가 힘들어하는 물질과 질병, 자녀의 고난도 나라면 넉넉히 이기며 통과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내 환경을 변화시켜달라는 기도를 하지 않으며 스스로 성숙한 신앙인이라 여겼습니다.
일년 반전, 전혀 다르게 자라왔지만 서로를 향한 마음은 닮아 있는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고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결혼을 준비할 때부터 시댁 어른들과 너무 다름을 느끼면서 제 인생에서는 다시 없을 낮아짐이라 여기며 삭히고 사랑하는 남편을 생각하며 이 또한 나는 무사히 지나가리라고 자만했습니다. 결혼을 준비하며 결과적으로는 제가 원하는대로 됐을지 모르나 제 뜻대로 할 수 있었던 건 웨딩드레스 딱 하나였습니다.
500명 규모의 교회에서 장로와 권사로 계시고 많은 친지분들이 함께 다니는 교회로 결혼과 동시에 옮기기를 원하셨고 순종했습니다.
예배가 끝나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시조모님의 집에 언제나 가야 하는 삶을 살다가 유산의 아픔을 겪었고 내 유산의 아픔보다도 전화없이 시댁 어른들과 함께 나가는 교회를 가지 않은 것에 화가 나신 시어머니가 이해되지 않아 상처를 받았습니다.
남편은 교회와 가까운 곳에 사시는 할머니 손에서 컸기 때문에 할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 달랐고 그 마음을 알기에 섣불리 할머니 댁에 가기 싫다, 교회에 가지 싫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말씀이 들리지 않는 가운데 영혼은 피폐해져갔고 급기야 심한 우울증으로 회사를 휴직하게 됐습니다.
유산을 하고도 우울증의 터널에서 헤매도록 교회를 쉽게 옮기지 못하는 내 삶이 끔찍했고처음으로 용기내어 교회에서 말씀이 들리지 않는다고, 영혼이힘들다고 시어머니께 말씀드리니 이미 여러번 들은 본인의 삶을 얘기하시며 지금은 힘들지라도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을지는 모른다고 하신 말씀이 저에게는 폭력적으로 들렸습니다.
이후에도 교회 문제로 여러번 마음이 상하고 조금도 이해해주거나 내 얘기를 들어주지 않으시는 시어머니가 점점 더 어려워졌습니다. 전갈의 권세와 같은 권세(3절)가 시어머니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5절)
급기야 지난 어버이날에는 저희 부부를 보지 않으시겠다며 선포하셨고 그때 저는 울부짖으며 죽고 싶다고 했으나 죽지 못했습니다. (6절)
그렇게 서로 불편하게 연락도 못하고 지내다가 직장에서의 스트레스와 맞물려 급성 신우신염으로 입원하게 되었고 그때도 시어머님과는 연락하지 못했습니다.
해외로 여행을 가며 간단히 메시지로 인사드린 것을 계기로 다시 만나게 되었고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시어머니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그런 상태로 우리들교회로 등록하여 다니게 됐고 부부목장과 여자직장인 목장에서 치유받으며 내 죄를 보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교회를 옮기고 조금 멀어지나 싶어서 좋았습니다. 그러나 시부모님의 관여는 끝이 없었고 최근에는 남편의 체중감량을 위해 8주간 떨어져 있어야 하는 다이어트 합숙소로 들어가라며 몰아부치셨습니다.
저는 내비게이션도 켜지 않고 다니는 사람입니다.
속지 않으시는 하나님께서는 물질, 질병, 자녀의 고난에서 담담한 저를 제가 견딜 수 있다 생각했던 것으로 제 죄를 드러내시는 게 아니라 저의 가장 연약한 부분인 내 독립과 공간을 내어 드려야 하는 것으로 내 죄를 보게 하셨습니다. 며느리를 왜 자녀로 여기지 않으시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시어머니의 사랑의 언어는 조언과 책망이니 나를 책망하시는 것도 자녀로 여겨 하시는 것이라 해석되었습니다.
최근 다이어트 합숙소 문제는 그간의 결혼생활동안 시댁과의 모든 어려움이 집약되어 부부관계의 지속에 위기가 왔던 사건이었습니다. 제 속으로 수도 없이 그만 살아야 하나 생각했고 난 더이상 버티지 못할 거라며 대체 하나님은 내가 여기 있는 게 보이기는 하시냐며 하나님을 원망했습니다. 인치심을 받지 아니한 자(4절)가 되기를 원했습니다.
그렇지만 속지 않으시는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네가 마땅히 들어야 할 말은 들어야 함을 알지 못하냐고, 내 얘기도 듣지 않을 거냐며 음성을 주십니다.
아직도 어렵습니다. 한 번에 해결되는 문제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내 죄를 보게 해주시고 욕먹기에 책망받기에 점점 더 마음 근육을 단련할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사건으로 그리고 결혼을 통해 하나님과 더욱 풍성한 관계를 누릴 수 있게 해주시고 주께서 인쳐주시는 사건임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