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감동이 아닌 내 감동으로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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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03.02
2009-03-02(월) 베드로후서 1:12-21 ‘성령의 감동이 아닌 내 감동으로’
주신 말씀을 붙들고
세상의 감동과 인간의 감정과
성령의 감동을 묵상하고자 합니다.
어제 늦은 밤
삼일절 다큐멘터리 한 편을 보았습니다.
만석꾼의 재산을 팔아 나라를 구하려다
중국 땅 감옥에서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이회영 선생과 그 형제들의 이야기...
나라를 구한 영웅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감동적입니다.
양만춘, 이순신, 도솔산 전투의 무명 용사들...
이 세상에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참 많지만
그 중에 가장 감동적인 이야기는 아마 자기 이야기일 겁니다.
자기 감정을 성령의 감동으로 착각하면
평범한 이야기가 전설이 되고
교만이 겸손으로 각색되기도 합니다.
나도 어제, 개편된 목장의 목자들 조별 모임에서
그런 착각 속에, 감동적인 자기 소개를 했습니다.
지금 떡볶이 포장마차를 하고 있지만
돈을 많이 벌어 빚을 반이나 갚았고
지금도 열심히 일하며 빚 열심히 갚고 있다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들어주리라 생각하며
겸손한 척, 그런 자랑을 할 수 있었는데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교묘한 내 자랑이 적잖이 부끄러웠습니다.
시시껍적한 이 땅의 삶이 다 그런 거고
악하고 음란한 세대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다 그런 거지...
밀려오는 부끄러움을, 세상의 조류와
예수님이 진단하신 세대의 탓으로 돌리며 애써 자위하는 중에
열등감에 기인한 나의 부족과 연약을 느낄 수 있었는데
유일한 내 자랑거리인 생업을 쉬는 오늘
육의 휴식이 주는 마음의 평강 속에서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된 말씀을 묵상하며
부족하고 혈기 충만했던 사도의 이력을 통해
인간의 감정과 성령의 감동을 구분해볼 수 있었습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성령의 감동으로 대답한 사도에게
그가 당신을 세 번이나 부인하고 저주할 것을 아시면서도
‘복이 있도다’ 칭찬으로 축복하신 예수님의 안타까운 마음이
감히 거듭난 삶을 살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며
내 감정에 도취되어 그 열심으로 살아가는
요즘의 나에게 큰 위로로 다가옵니다.
성령의 감동이 아닌 내 감동으로 말씀을 묵상하고
하나님의 열심이 아닌 내 열심으로 나눔에 참여하고 있지만
주님이 원하시면
내 감동이 성령의 감동으로
내 열심이 하나님의 열심으로 변하는 이적이
내 안에서 일어나리라는
가슴 벅찬 기대를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