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부들의 합창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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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02.28
2009-02-28(토) 시편 69:22-36
어제 저녁, 바쁘지 않은 시간에
통화하는 아내의 눈가에 맺힌 이슬이
전화기를 잡은 손 너머로 보였습니다.
작년에 혼자되신 장모님에게는
거의 하루 중 첫 대화가 딸과의 통화인지라
살림 밑천 아니랄까봐, 매일 전화해서 이것저것 챙기는데
아직 혼자 사는 게 익숙지 않은 친정 엄마 모습에
통화할 때마다 가슴이 짠해지는 모양입니다.
마을에 하나 있는 초등학교 교장이셨던 장인어른 소천 후
난방비도 아껴야 할 만큼 궁핍한 생활을 하시는 데에
못난 사위도 일조 한 게 있어
아내의 눈물을 볼 때마다 가슴이 찢어집니다.
작은 시골 마을은 문자 그대로 과부촌이 되었는데
또래의 다른 할머니들은 농사짓는 소일거리라도 있지만
농사일도 없는 장모님은 교회와 노인정 외에는
마땅히 가실 곳도 없는 형편입니다.
입학식과 총장 취임식이 겹친 3월의 첫 두 날을
미관을 위해 포장마차를 치워주기로 학교 측과 합의하여
쉬게 되는 이틀 동안 시골에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항상 미안한 마음을 농담으로 대신했습니다.
‘당신은 좋겠네, 낼 모레면 엄마 젖도 만질 수 있고...’
실은, 후반기 목장 마지막 예배를 위해
오늘 하루 쉬기를 청하려 했는데, 장모님 용돈 생각에
차마 말을 꺼내지 못했습니다.
황소를 드리는 제사보다
노래로 하나님의 이름을 찬송하며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경배하는 일이
여호와를 더욱 기쁘시게 하는 일이라 하시는데
부모의 궁핍에 일조한 죄 때문에
아내의 예배 참여를 강권하지 못하는
부족하고 무능한 남편이 또 되고 말았습니다.
33 여호와는 궁핍한 자를 들으시며...
자책하는 사위를 긍휼히 여기사
말씀으로 위로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궁핍의 고난을 주심은
가난한 심령을 갖게 하시려는 것임이 깨달아짐에
궁핍한 장모님이나
부모를 궁핍으로 인도한 사위나
가난한 심령으로 천국을 누리기 원합니다.
이 땅의 신랑보다 더 좋은
영원한 신랑으로 누리는 복이
과부되신 장모님께 가득하기 원합니다.
설사, 피박, 쓰리 고 의 외침 대신
하나님의 이름을 찬송하는 과부들의 합창이
시골 마을에 울려퍼지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