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어른 문병
작성자명 [김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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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02.25
여든다섯 넘으신 장인 어른이 중환자실에 입원하셨다는 연락을 받고
밤 5시간을 달려 처가집에 도착했다.
몇 년전부터 1년에 한번씩 꼭 자식들을 비상소집 시키시는 장인어른..
장인은 처남댁의 정성스런 봉양에도 불구하고
노환과 지병이 겹쳐 호전되더라도 이제는
집으로 가시지 않고 산골 요양원으로 가셔야 할 상황
이제 우리나라도 몸을 가눌 수 없는 지경이 되면 자식 곁을 떠나
노인병원이나 요양원을 오가며 생활하다 생을 마감하는 게 흉이 아니게 된 시대
먹고 살기에 바쁜 자식들이 이따금 인사로 찾아오는 혼자만의 노년기
집중치료실에 누워 계시는 분은 전부 노인들이고
어떤 할아버지는 무의식 상태로 누워 있고
어떤 할머니는 알아듣지 못할 옹아리를 혼자 계속하고....
다른 일반병실을 돌아봐도 전부 거동이 불편하거나 의식이 혼미한 할아버지, 할머니...
이 분들이 다름아닌 2~30년 후의 내 모습이다 생각하니 오싹해진다.
청장년 젊은시절 다들 한가락씩 하시던 분들일텐데
이제 삶의 끝자락에서
간병인에게 몸을 맡기고 가쁜 숨을 몰아쉬는 그 분들을 보니
인생 자체가 아무것도 아니다는 걸 느낀다.
잠시 나를 버리고
누워계신 장인어른의 입장이 되어본다..
인생이 헛되고 헛되다. 모든 것이 헛되도다.
나는 언감생심 저 연세까지 살지도 못할테지만
혹 산다해도 내 의지대로 살 수 있는 건 앞으로 고작 20여년
남겨질 재산, 사회적 명예가 무슨 소용인가
요양원에서 살다 때 되면 모두 두고 이 세상을 떠나야 하는
헛되고 헛된 인생이거늘
남아있는 짧은 생애를
헛된 것들을 위해 몸부림치며 살기보다
구원에 이르는 좁은 길을 따라가기에도 시간이 얼마남지 않은 바쁜 인생임을
지금 당신의 힘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이 누워계신 장인어른을 보며 깊이 깨닫는다.
앙상한 겨울의 끝... 아내의 마음과도 같은 스산한 길을 따라
장인 어른을 간병인에게 맡겨두고
아내의 붉은 눈시울을 보며 그렇게 다시 서울로 되돌아왔다.
주님
이제 저의 모든 탐욕들을 내려 놓게 하시고
말씀을 깨달으며 삶에서 적용하며
영적성장을 이뤄가도록 저를 붙들어 주시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