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엉망이라고 자책하는 나의 삶
작성자명 [김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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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02.10
지난주일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지하철 탈까? 버스를 탈까? 고민도 잠시 게으른 발은 벌써 학교옆 버스정류장으로 향했고 그런데 363 버스는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아 지금이라도 역으로 갈까? 아니야 머피의 법칙! 역으로 가면 중간에 분명히 버스가 지나갈거야 하며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하며..그렇게 10여분이 지나 버스가 왔다.
그날따라 사거리마다 신호에 걸려 중간인 서초사거리에 오니 벌써 30분이 경과했고 5413 환승버스도 휴일이라 그런지 또 10분이 넘도록 오지 않아 조금 걷더라도 지하철을 탔더라면 벌써 집에 도착해 쉬고 있을텐데 후회막금하며 두배의 시간을 소모한 끝에 집에 왔었다.
그날 집에 오는 길이 문득 내 인생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하나 제대로 이룬 것 없는 인생..꼬여 버린 인생, 좋은 길 놔두고 늘 멀리멀리 돌아가는 인생
배움도 끝까지 마치지 못했고, 들어내놓을 특징이나 소질, 기술도 없는 나, 20대를 방황하다 좋은시절 다 보내고 늦게 들어간 직장, 선두그룹에서 밀려 진급은 꿈도 못 꾸고 그저 애들 가르치게 정년퇴직까지 아무 일 없이 다닐 수 있는 게 소망이 되버린 직장, 40대초반 주식으로 망해 7년째 부채 청산으로 몸과 마음마저 지쳐 버린 지금, 월세집에서 부부가 거실에서 사는 형편에다 아이들도 정서적으로 불안하여 큰 애는 게임에 빠져있고 막내는 가출을 일삼고 딸은 교회도 안 나가고....도대체 엉망이 되버린 인생에 울화통이 터진다.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를 뻔히 내려다보며 지방도 산길을 꾸불꾸불 넘어가고 있는 게 내 인생의 현주소다. 언제나 톨게이트가 나올지 앞이 안 보이는 막막한 인생이다.
그래서 남은 노후가 두려워 50대부터라도 멋진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고 학원 수강, 사이버대 입학 등 몸부림치며 최근 몇 년을 내 힘으로 개척하려고 부지런을 떨며 보냈는데...
오늘 말씀을 보니 천하 범사에 때가 있고 기한이 있단다.
엊그제 말씀에서는 헛되고 헛된 게 인생이란다.
역사상 가장 영특한 솔로몬도 자신이 행한 정략 결혼으로 인해 나중에 큰 혼란에 빠졌는데 말씀이 없이 노후대비 한다고 내가 용을 쓴들 무슨 소용이며 그로인해 더 큰 화가 닥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모르는 것이 약이고 아는 것이 병이라고 한다.
다시 생각해보면 다닐 직장이 있고, 사랑하는 아내가 있고, 귀여운 아이들이 있으며 비바람을 피할 집이 있고, 부채는 줄어가고, 늦었지만 하나님을 영접하고 지금 나눌 수 있는 공동체에 속해 있으니 엉망이라고 생각하는 인생중에도 큰 축복을 받은 인생이기도 하다.
흥하게도 망하게도 하시는 하나님, 심기도 뽑기도 하시는 하나님의 때에 순종하며 앞날에 대한 인간적인 두려움을 버리고 범사에 감사함으로 나의 부족한 영적 성장을 위해 힘써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