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든 남자
작성자명 [김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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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02.07
전도서 1장 12절~18절
아주 오래 전
남편은 저를 만나러 올 때마다
늘 손에 무언가를 들고 있었습니다
아주 작지만 맛난 초콜릿
새로 나온 미제 음료
보기에 혹하는 예쁜 사탕등등
저는 그때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이 남자랑 살면
평생 이렇게 잔잔한 기쁨으로 살겠구나......(엄청난 착각 ? 이었습니다^^;;)
막상 결혼하고 나서
남편이 손에 든 건
공부하느라 바쁜 책들 뿐이었습니다
지리한 공부가 끝나고도
목사안수 받느라 공부해야 하는
남편 손에 있었던 아주 두꺼운 헌법책들....
그리곤 바로 남편의 손엔
절 도와 늘 육아를 담당했기에
저희 집 큰 아이가 안겨있었습니다
그리곤
공짜로 생겼던 흰색 자가용의 핸들을
설레임으로 잡았던 남편의 손
그리곤 두 아이가 더 생겼고
남편의 손은
점점 현실을 잡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린이집 봉고차의 핸들을 잡았고
참 많은 것들을 손으로 잡으며
긴 시간을 지내왔습니다
전 압니다
그 많은 것들 중에는
남편이 잡고 싶지 않았던 것들이 더 많았음을
현실 때문에
잔소리 할 아내 때문에
마지못해 손 내밀었던 순간들이 더 많았음을
오늘 본문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 모두가
마치 바람을 잡으려고 하는 것처럼 허무하다고.......14절
그동안 저희의 삶이
말씀보다는 구름을 더 잡고
바람 같은 허무함을 더 많이 잡았다고 가르쳐 주십니다
전
제 남편이 성공한 목회자란 이름을 잡길 원했고
그렇게 하리란 수많은 기대 속에 살았습니다
하지만
말씀은 분명히 선포합니다
구부러진 것을 곧게 할 수 없고
어지러진 것을 셀 수 없노라고..............15절
우리가 잡는 것은
미련함이며
우리가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많을수록
좋을 것 같은 지혜도
때로는 많은 번뇌를 가져옴을
읽을수록
깊이가 생기는 지식도
결국엔 더 근심을 쌓는 일뿐임을 ..........18절
저는 다시 잊고 산 듯 합니다
동시에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남은 우리의 삶이 허무하지 않도록
알수 없는 여생이 헛되지 않도록
그렇게 지혜자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나의 아이들에게 들려 있는 것이 무엇인지
나의 남편에겐 무엇이 들려있는지
나는 과연 손에 무얼 들길 원하는지
저는
오늘 말씀을 통해
저희 가족들을 점검합니다
말씀의 검을 제대로 들고는 있는지
묵상의 시간을 제대로 하고는 있는지
기도의 분량을 제대로 채우고는 있는지
무능함을 솔직하게 인정하며
선하신 그 분을 기다리는 일
정말 아무것도 이 땅에서는
우리가 할 수 없음을 고백하는 일
이런 귀한 깨달음으로
날마다 저를 치길 원합니다
언젠가
흐르는 세월처럼
우리 손을 빠져나갈 우리의 소중한 것들이
하늘에서 영원한 것들이 되도록
그렇게 남편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일
늘 외로운 아담의 자손들
우리의 남자들을 위해
아니, 제 남편을 위해
현실에 눈 밝은 ? 아내로 인해
까칠해진 제 남편의 마음 밭을 향해
격려의 꽃 한 송이 던져야 겠습니다
이제는
남편의 거칠어진 영성에
말씀의 꽃밭이 생겨나기를
하나님 한 분을 위해
언제나
꽃을 든 남자로 서 있기를 기도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