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아버지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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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01.27
2009-01-27(화) 요한복음 8:12-20 ‘멋진 아버지’
언제부터인가 명절은 푹 쉬는 날이 되었습니다.
올해는 추운 날씨에, 내린 눈으로 길까지 질척하니
집에서 푹 쉬기에 더 없이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어제 저녁, 오랜만에 온가족이 함께 모여 고기를 구워먹고
작년 설 이후 꼭 일 년 만에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중 3 때 옆집 누나와 저지른 한 번의 불장난으로
딸이 태어난 줄도 모르고 살던 젊은 아빠에게
고 1 때 미혼모가 된 그 딸이 어린 아들을 데리고 찾아옵니다.
한 집에서 살게 된 가족 3 대의 갈등이 시작됩니다.
‘너 왜 이 모양이냐?’
애비 없는 자식으로 살아서 그럴걸요’
아비는 할 말이 없습니다.
영화를 보며 의자 안으로 깊숙이 숨고 싶었습니다.
연민의 눈으로 아버지를 바라보는 딸과
가족이 하나 더 생겨서 그저 좋기만 한 손자가
내 딸 같고 내 손자 같이 느껴졌습니다.
같이 살았지만 내 자식들에게 아비로서 해준 게, 보여준 게 무언가
내 삶으로 증명한 게, 내 부족과 무능과 수치 외에 뭐가 있나...
그런데 그 아버지가 끝내, 세상에서 가장 멋진
가장 큰 사랑으로 가족을 감싸는 아비가 되는 엔딩 씬을 보며
경쾌한 음악 속에 자막이 다 올라가기까지
걸음은 출입구를 향하면서도 눈은 화면에서 뗄 수 없었습니다.
18 내가 나를 위하여 증언하는 자가 되고
나를 보내신 아버지도 나를 위하여 증언하시느니라
영화 속, 엔딩 씬의 아버지가
나를 위하여 증언하는 자가 되기 원합니다.
나를 보내신 아버지도 나를 위하여 증언하실 때에
강퍅하고 무능하고 연약하여 모든 게 부족하기만 했던 내가
당신을 닮아, 멋진 아버지의 삶으로
이 땅의 엔딩을 장식했다고 증언해주는 인생 되기 원합니다.
강퍅과 무능과 부족과 수치는 세상으로부터 온 것이로되
그 모든 것을 이기는 믿음만은 오직 당신에게서
나온 것임을 증언해주시기 원합니다.
그 믿음을, 아무 값없이 그에게 주었노라
증언해주시기 원합니다.
최고로 멋진 나의 아버지께서
당신을 닮아가는 아들의 삶으로 나를 인도하시어
당신이 원하는 대로 날마다 다듬어지는 그 모습이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고
증언해주시는 아들 되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