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끔찍한 일
작성자명 [박종열]
댓글 0
날짜 2009.01.21
2009-01-21(수) 요한복음 6:60-71 ‘더 끔찍한 일’
지하철 역에 붙어 있는 서울시 지도를 보며
서울, 참 좁구나... 이런 생각을 했는데
전동차 객실 벽, 어떤 소방관이 지구를 손끝으로 들고 있는
광고 포스터 속의 지구는 앙증맞아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내가 사야 할 땅과 개척해야 할 시장을 생각하며
지도를 훑고 지구본을 돌리던 시절도 있었는데
어제, 포스터 속의 지구를 보며
광활한 우주의 작은 한 점에 불과한 지구 속
좁디 좁은 이 땅에 살고 있는, 먼지 같는 나와
그 우주를 한 손에 올려놓고 계신 분의 존재를 함께 느낄 수 있었던 건
내가 점점 나이를 먹으며
가치관이 변해가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일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인간의 수명에 대한 얘기를 하던 중
평균 수명이 100 세로 늘어난다는데, 앞으로 50년을
더 살 생각을 하니 끔찍하다며 아내가 너스레를 떱니다.
내가 먼저 이 땅을 떠날 것은 거의 확실한 사실임에
먼저 천국 가서 기다리겠다고 했더니
그건 더 끔찍한 일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도 당신에게 일어날
끔찍한 일에 대해 담담히 말씀하고 계십니다.
당신이 택하신 제자 중에
육은 있으되 영이 없는, 즉 생명이 없는 자가 있어
아버지의 은혜로 그 아들에게로 왔지만
그 아들의 정체성을 믿지 못하여
자신을 살리지 못할 자가 있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당신을 파는 일은 끔찍한 일이지만
육에 머물러 자기 자신을 죽이는 일은
더 끔직한 일이라는 말씀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말씀으로 매일 교훈 받지 못했다면
은밀히 예수를 팔 생각, 그래서 나를 죽일 생각에
오늘도 골몰하고 있었을 겁니다.
아들이 군악대에 입대하여
자신의 전공을 심화시켜 가기를 원하는데
전공이 기타인지라, 날고 기는 사람이 하도 많아서
그간 치른 시험에 몇 번 미끄러진 결과
이제 한 번의 기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처음엔 기도만 해주었는데
점점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세상적인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별을 단 동창들, 사촌 매제, 교회의 집사님 중
가장 유력한 통로가 어디일까 생각을 하다가
맨입으론 안 될 거라는 생각에 이르자
십일조를 미루고라도
아들의 뒤를 밀어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세상의 평범한 아비들이 하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런 나의 마음을 아시고
당신을 팔려 하는 나를 꾸짖으십니다.
그 길은 살리는 길이 아니라고
아들을 살리는 길이 아니라고...
회개하며 주님께로 돌아가기 원합니다.
아버지께서 깨닫게 해주시니 아들에게로 돌아가기 원합니다.
내 아들의 문제를 들고
온전히 당신의 아들에게 돌아가기 원합니다.
시험을 위해 연습하는 아들의 시간과
아들을 위해 기도하는 아비의 시간까지 알고 계신 주님께
진정 내가 드려야 할 것과 보여드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깨닫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