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데스다 연못지기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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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01.14
2009-01-14(수) 요한복음 5:1-18 ‘베데스다 연못지기’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이상한 꿈을 꾼 다음날
로또를 사려고 숭실대 앞 상가를 다 뒤진 적이 있습니다.
그날은 마침 토요일이었는데, 체면상 남들에게 묻기는 싫어
온 동네를 혼자 헤매다가 마감 시간을 넘겨 결국 사지 못했습니다.
토요일 밤이 되면, 로또 판매점을 묻는 사람을 종종 보는데
꽤 멀리 떨어진 그곳을 친절히 가르쳐 줄 때마다
당시 기억이 떠올라 웃음이 나오고, 그 사람이 일등에 당첨되면
내게 사례를 좀 하지 않을까 하는 순진한 생각을 해봅니다.
지난주 로또에서는 두 몫의 일등 상금을 탄 사람이 나왔는데
여섯 쌍둥이를 두 번 출산할 확률보다 어려운 일이라고 합니다.
오늘 본문을 묵상하며
로또에 당첨되는 일과 베데스다 연못에 일등으로 달려가서
병을 고칠 행운 중 양자택일 할 기회가 온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좀 덜떨어진 생각을 해봤습니다.
결정을 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돈만 있으면 내 무릎 관절과 어머니 치매도 고칠 수 있지 않을까...
그 일은 돈으로 안 되는 일, 몸이 건강한 게 최고지...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돈 안드는 일이라고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쳐봅니다.
떡 주실 분 우리 주님은, 철없는 상상을 하는 내게
베데스다 연못에 들어갈 생각만 하지 말고
그 자리에서 일어나라 하십니다.
내 믿음의 분량으로는
포장마차의 생업도 과분하다 하십니다.
요즘 경기에 고민하는 음식점들 보면
내게 주신 포장마차의 생업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로또보다 더 큰 축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질로 받는 축복도 감사하지만
수많은 영혼을 만나게 해주시는 영의 축복은
로또 더블 잭팟의 기적으로도 살 수 없는 값없는 은혜라 생각됩니다.
세상의 어느 누가 수백 명의 조카들을 매일 만나
그들과 싱싱한 대화를 나누며
소박한 음식으로 분에 넘치는 감사까지 받을 수 있겠습니까
이모야 배고프데이
이모야 나 장학금 탔다
이모 보면 우리 엄마 보는 것 같아요
이모 나, 그놈하고 헤어졌어요
이모 우리 결혼 날짜 잡았어요
기쁨과 고난의 소식을 들고 포장마차를 찾는 학생들에게
공부 열심히 하라고 술 좀 그만 먹으라고 담배 끊으라고
엄마처럼 안쓰러워하기만 하더니
언제부터인가 교회 가라고 고난이 축복이라고
입으로 시인해야 구원 받을 수 있다고
점점 거룩해지는 아내를 보며
그런 아내를 보는 것만으로도
내 육신의 질병보다 더 고질적인 강퍅한 마음이
나도 모르게 온유해지고 부드러워짐을 느끼며
돕는 배필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고
그 배필을 허락하신 아버지께 절로 감사하게 됩니다.
돕는 배필을 통해 나를 고쳐가시기 위해
하루 온종일 옆에 붙어 있게 하시니
포장마차는 진정 로또 대박보다 큰 은혜라 생각됩니다.
이제 우리 부부가 받은 은혜를
젊은 영혼들에게 나눠주기 원합니다.
영육 간 주린 백성이 찾아왔다가
주님을 만나 자리를 들고 걸어나가는
베데스다 연못지기 되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