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 뒷설거지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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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01.02
2009-01-02(금) 요한복음 1:9-18 ‘잔치 뒷설거지’
어제 모처럼 쉬면서 해를 넘긴 설거지를 했습니다.
며칠 미뤄 씽크대에 산더미처럼 쌓인 그릇들이
마치 잔치를 치른 후의 그 모습을 연상케 했습니다.
힘든 아내, 엄마를 위해 이정도 일쯤이야 하는 마음으로
집안의 두 남자가 주로 설거자를 하는데
새 해 첫날부터 아들에게 시키기도 그렇고
양이 워낙 많다보니 아마추어에게 맡기기는 무리였습니다.
잔치집 그릇 같은 그 많은 그릇들은 보며
세상에서 치른 내 인생 잔치가 떠올랐고
더 이상 쌓을 곳이 없어 할 수 없이 하는 설거지가
더 이상의 방종을 두고 볼 수 없어
할 수 없이 잔치상을 거두게 하신
내 인생 잔치의 뒷설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에 좋은 게 무에 그리 많다고
세상에서 얻고 싶은 게 무에 그리 많아서
세상과 친해지려고 매일 잔치를 벌이며 살아왔는지...
그 설거지의 삶이 고단하기만 하고
해도 해도 끝이 보이질 않습니다.
지으시고, 당신의 나라에 살게 하시고
당신 백성, 자녀 삼아주신 분을 알지 못하고
영접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자녀의 권세까지 거부한 채
혈통으로, 육정으로 세상에서 우뚝 솟으려고
내 뜻, 내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며
그 세상이 너무 좋아, 매일 잔치를 벌이며 살아온
지난 날의 빈 그릇들, 내가 치워야 쓰레기들이
지금도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그러나 말씀의 눈으로
그 쓰레기와 찌꺼기를 보게 하시고
성령의 세제와 고무장갑으로 치우고 닦게 하시니
하루도 미루지 않고 매일 씻고 닦고 치우기 원합니다.
마르지 않는 세제와 닳지 않는 고무장갑으로
내 죄의 찌꺼기를 매일 녹여내기 원합니다.
충만한 것 같지만 빈 그릇일 뿐인 세상을 떠나
주님의 충만함 속에서 은혜와 진리만을 구하기 원합니다.
인본, 율법의 삶을 설거지하고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은혜와 진리 속에서 거듭나는 한해가 되기를
참 빛으로 내게 오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