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2:20-26
“영광을 얻을 때”
성경을 읽을 때 편식의 대표적인 예가 요한복음 3장16절이다. 어린이 찬송가에 실려 누구나 따라 불렀던 요절이다. 너무나 빛이 나서 그랬을까? 이 말씀이 니고데모에게 처음 하셨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문맥의 앞뒤를 살피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요절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오늘 본문의 배경도 그 중 하나이다.
유월절에 예배하러 올라온 헬라인 몇이 주님을 뵙고자 했다. 그들 역시 나사로를 다시 살리셨다는 소문을 들었을 것이다. 이 특별한 만남을 주선하기 위해 빌립은 안드레와 상의했고 그 둘은 면담요청 사실을 주님께 알렸다.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셨지만 유대교로 개종한 헬라인이 주님을 찾은 것은 아마도 처음이지 싶다. 이런 특별한 상황 가운데 바로 그 자리에서 제자들을 향해서 가르치셨다.
‘인자가 영광을 얻을 때가 왔도다’로 말씀을 시작하셨다. 웬만한 성도라면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말씀일 것이다.
“한 알의 밀이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요한복음 12:24
지극히 상식적인 자연현상을 자신의 죽음에 빗대어 말씀하셨다. 다시 한 번 자신의 죽음을 알리시며 역설적으로 영광의 길임을 밝히셨다. 희생이 없이는 영광도 없다는 선언이시다.
헬라인이 주님을 찾아온 자리였다. 나는 오늘 이 유명한 요절이 이방인을 만나시기에 앞서 제자들에게 가르치셨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러한 특별한 계기를 통해 자신의 죽음이 유대인을 넘어서 온 인류를 향한 것임을 알리셨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섬김의 원리를 가르치신다.
“사람이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르라 나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자도 거기 있으리니 사람이 나를 섬기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귀히 여기시리라” 요한복음 12:26
‘가라’고 명령하시지 않으셨다. ‘나를 따르라’고 하셨다. 자신이 친히 본보기가 되시기 위해 십자가를 향하여 다시 한 번 성큼 발걸음을 내디디셨다.
“예수께서 나아와 말씀하여 이르시되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 마태복음 28:18-20
주님께서 부활하셔서 제자들을 향하여 ‘가라’고 하신 말씀은 ‘나를 따르라’는 또 다른 말임을 되새기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No cross, No cr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