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8:12-30
“나는 세상의 빛이니”
얼마 전 세계불꽃축제가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렸다. 폭죽이 터지며 어둔 서울 밤하늘에 아름다운 꽃이 피어났다. 수많은 관중들이 열광하였고 주최 측 추산 100만 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초막절에도 빛의 축제가 있었다. 40년 광야생활 동안 꺼지지 않는 불꽃이 회막을 중심으로 피어올랐다. 밤의 추위를 막아주었고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뜨거운 태양을 막아 그늘이 되어주셨다. 내가 너희와 함께 하신다는 임마누엘의 현장이었다.
초막절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횃불을 들고 춤을 추었다. 그리고 노래와 찬양이 어우러졌다. 모두가 행복하다고 외치는 축제의 현장에 살기가 번득였다. 모두가 돌을 들고 간음한 여인을 정죄하였다. 돌을 든 자도 어둠이었고 간음한 여인도 어둠이었다. 죄로 깜깜해진 인생들을 향해 죄를 물으셨다. 그리고 한 가련한 여인에게 용서를 선포하신다.
사도요한은 철저하게 죄로 어두워진 어둠의 땅을 들추어내신 것이다.
혼돈과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던 곳을 향하여 ‘빛이 있으라’
천지가 창조되던 그날, 그 음성이 다시 들려왔다.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편견과 죄로 어두워진 땅에 주님께서 자신이 세상의 빛이라고 선언하셨다.
50년 전, 유년시절 신산리라는 시골에서 살던 내가 처음으로 인근에 있는 동두천시로 나들이 갔을 때, 두 가지를 보고 놀랐다. 밤에 상가에 휘황찬란하게 켜져 있는 백열등에 놀랐고, 3층 집을 보고 그 규모에 또 한 번 놀랐다. 호롱불에 의지하여 밤을 지샜던 유년시절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가로등 불에 도로변 벼들이 잠을 못 잔다는 매스컴의 보도처럼 도시는 잠들지 못한다. 24시간 영업하는 점포들이 늘어나면서 거리가 휘황찬란하다.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밝은 시대를 살아간다. 그러나 세상은 어둡다고 말한다.
하지만 빛을 선포해야할 교회조차 그 사명을 잊어버린 것이 가슴이 아프다. 일년 전, 목사요 신학교교수라는 사람이 자신의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하고, 11개월씩이나 유기한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한국교회의 현주소요, 적나라하게 드러난 우리들의 민낯이다.
주홍같이 붉은 죄를 말씀하셨다. 그럼에도 어둡고 목마른 시대에 다른 대안은 없다. 오라고 부르신다.
어두운 시대이다.
경제 불황의 시대이기도 하지만, 온 세상에 흘러넘치는 패배주의 정서를 은연중에 퍼트리고 있다. 삼포세대를 넘어 오포세대라는 신조어가 현 시대를 대변하고 있다. 사단의 전략이다.
목마른 시대이다.
사단은 잘살기 위해 더 가질 것을 요구한다. 더 많은 것을 움켜지기 위해 인생들은 참으로 바쁘게 살아간다. 불나비가 불속을 향하여 날아가며 끊임없이 날개 짓을 하듯, 멸망을 향하여 부지런히도 살아간다.
죽기위해 살아간다면 그보다 슬픈 일은 없을 것이다. 영원을 위해 오늘을 살아가도록 빛으로 나아오라고 외치신다.
초막절 물의 축제를 바라보며 목마른 인생들에게 생수의 두레박을 건네신다.
빛의 축제 한 복판에서 살기등등하여 어두운 밤길을 헤매는 자들에게 내가 세상의 빛이라고 외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