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아버지이다
작성자명 [오경옥]
댓글 0
날짜 2008.12.23
너무도 일찍이
아버지의 술과 같이 살아온 아이들
너무도 일찍이
부모의 싸움에 상처가 겹겹인 아이들
너무도 일찍이
집세 받으러 온 아랍권여자의
내 몰아치는 칼칼한 음성에 숨 죽였던 아이들
내 아이들은 이렇게 커왔습니다
이렇게 커 온 아이들에게
너무도 미안하단 마음이 든건
내게 말씀이 들려지고 부터였습니다
벌써 3년반 전인가..
아이들이 백화점에서 옷을 훔쳤단 연락을 받고
경찰서에서 데리고 나와
무슨 말이든 해야 할 것 같은데
차안에서 아무 할 말이 없었습니다
경찰서 테이블에
고개 숙이고 있는 아이들을 보는 마음은
화가 나고 속이 상한게 아니라
왜 그리 그 아이들이 불쌍하게 느껴졌는지
지금 생각해도 모를일입니다
내 성정으론 집안이 뒤집혀야 하는데..
욥기를 묵상 할 무렵
입술로 범죄치않게 하시려
내 입술을 다물게 하셨던 하나님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미안하단 말조차도 할 수 없게 하셨던
그저 가슴이 아리도록 눈물만 흘리게 하셨던
그 때..
너무 미안한 마음만..
너무 잘못한 마음만..들게하셨습니다
얼마나 쌓였었길래..
얼마나 숨을 쉴 수 없었길래..
남편과의 하루가 멀다한 싸움에
아이들의 속이 곪아가고 있었음을
전 그때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심정이 낱낱이 보일 때마다
저렇게라도 힘듬을 표현하는게 오히려 감사했습니다
처음이었는데 걸린 것도 감사했습니다
몇날을 그렇게 울다가
말 수가 없는 큰 아이가 선동했다는 말에
더 마음이 미어지면서
엄마가 잘못했단 말을 띠었을 때
혼날 줄 알고 있던 아이에게서 나온 말은
엄마 내가 미안해
엄마가 정말 미안해
둘이 부둥켜 안고 얼마나 울었는지..
그 후론..
착한줄만 알았던 아이들에게
배반을 한번 당한 후
감사하게도 내려 놓게 되었습니다
남편보다 더 꽁꽁 숨기고 싶었던
수치의 자리인 아이들을
이젠 사춘기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내어줍니다
아이들의 수치를 통해서
그렇게 떠나도록 내려놓게 하신 하나님..
대학교 2년생인 큰 아이
고등학교 졸업반인 작은 아이
어느 집사님말씀대로
일찍부터 광야를 경험한 아이들이..
지금은..
15살부터 2년째 한 곳에서 힘들어도 참아내며 일을 하고
십일조를 띠어 놓고, 저축을 하고 형차에 기름을 넣어 주고..
일은 안하지만
학비를 장학금으로 충당하며
책을 좋아해 그 아이 적성에 맞게
교수가 되겠다는 큰아이..
부모가 준 상처로
철이 너무 일찍들어
한 마디에도 열마디를 알아 듣는 속 깊은 아이들이
내겐 늘 마음이 짠하게 아플 때가 많습니다
남편이라는 한 길은 막아주셨지만
아이들이 무엇을 하든..무엇이 되든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한 길은 열어주신
내가 떠날 수 없던 자리를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선 깨닫지 못 할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를 깨달아갑니다
너무나 오점 투성이인 나를
흠이 없게 하시기 위해서..
설 자리가 없는 나를
천국의 비밀을 알려주신
내가 받은 하나님의 은혜로
애통하며 기도한 남편의 영혼 구원을
사람의 생각과 다른 하나님의 뜻은
남편 대신 먼저 들어 주신 아이들의 구원..
남편 한사람의 수고로 인해
이리 가정이 새워짐이 너무나 감사합니다
남편이 그리 긴 세월을 술로 힘들게 하지 않았던들
내가 아이들의 구원에 애통해 하였겠나
펼쳐진 끝도 안 보이던 광야의 길이 없었던들
여기가 좋사오니 안주하고 살았을텐데
알콜중독의 남편이 있어야만 가능한 내 가정의 구원의 여정..
여전히 내 의로 가득차 있는
가족의 구원의 여정의 길이지만
힘이 부칠 때는 긍휼한 마음도 주시고
남편이 그냥 그 자리에 있어 주어서 감사한 마음도 주시고..
어쩌면 남편은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자신의 사명을 다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어제 저녘 문득
머리 맡에 꿀물을 타 놓으며
술에 취해 자고 있는
남편의 손마디에 굳게 배겨있는 굳은 살을 보았습니다
어제 우리 목사님이 설교 중에 하신
어떤 아버지이든
아버지는 아버지이다..
라는 말이 생각나는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