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 18:1-12
미련한 자의 입술은 다툼을 일으키고 그의 입은 매를 자청하느니라.
나는 무슨 말로 남을 판단하고, 또 어떤 말을 남에게 전달했습니까? 그로 인해 상대방에게 억울한 일을 겪게 하거나 다툼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까?
복귀를 하자 유독 저를 반기는 후배가 있었습니다. 작년에 외래 치료실에서 같이 근무했고 신앙적으로 말이 통하는 후배였습니다. 고등학교 때 믿음의 교회 선생님을 만나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친구가 전도사인 교회에 가서 찬양 인도도 하고 봉사도 하며 개척 교회를 섬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의 고민은 여자 친구를 교회를 데리고 갔지만 여자 친구가 하나님을 진심으로 믿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기도를 하다가 마음의 부담감을 가지고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이별 통보를 했다고 합니다. 그 여자 친구는 제가 보기에도 예뻤고 공무원이었고 남자 친구의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가며 딸처럼 대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가 있고 또 두루두루 대인 관계를 잘 맺어서 자기에게는 과분한 사람이라고 말하던 후배였습니다. 당시 그 후배는 계약 종료 직전이었는데 그렇게 여러모로 조건 좋은 여자 친구를 놓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마치 아브라함이 이삭을 드리는 적용 같았습니다.
그런데 여자 친구에게 막상 이별 통보를 하니 여자 친구가 달라져 이제부터는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겠다고 했답니다. 함께 성경 공부를 하고 매일 말씀을 보며 후배의 여자 친구는 바뀌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은 자기 여자 친구가 “하나님은 알아갈수록 매력적인 분이신 것 같아” 하고 어느 날은 여자 친구가 자신이 말씀 본 은혜를 나누며 “그런데 넌 큐티 했니?” 물었다며 저에게 자랑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이 후배가 정직이 되었다는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정직 TO는 하나였고 치료실 UNIT MANAGER가 적극 밀어주는 다른 사람이 있어서 당연히 안 될 줄 모두가 알고 있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 후배가 정직이 된 것입니다. (이 후배가 운동을 잘 하는데 팀장님이 운동을 좋아하십니다. 사람들은 혹시 그래서 막판에 뒤집힌 것이 아닐까 추측했지만 이것 역시 하나님의 섭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일로 저는 아브라함처럼 이삭을 포기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은혜를 많이 받았습니다.
이렇게 영적인 대화를 늘 나누던 후배였는데, 제가 없는 동안 무척이나 시달렸다고 합니다. 영적인 조언을 구할 사람도 없고 불같은 두 상사 가운데 껴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 도저히 버틸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면서 매일 새벽 기도에 나가고 있다고 저한테 할 말이 많다고 언제 밥을 한 번 사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헐~
제가 오자마자 저를 반기던 후배였습니다. 그러나 회식 자리에서는 저는 인기가 없는 선배인지라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다른 후배들이 안 찾아오는 것은 정말 괜찮았는데 이 후배가 안 찾아오니 좀 서운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에 미련한 자의 입술은 다툼을 일으키고 그의 입은 매를 자청한다고 하십니다(6절). 저는 후배가 선생님 오늘 얘기를 많이 나누지 못해 죄송하다는 문자에 전 속으로 ‘넌 지금 라인을 타고 있는 거야! 나 삐졌거든’ 생각하며 답문을 주지 않았습니다. 후배는 다음 날 저를 보며 마음이 어려운 듯 어색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마르지 않는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물과 같아서 그 명철과 지혜는 솟구쳐 흐르는 내와 같이 모든 사람에게 생명을 얻게 한다고 하셨는데(4절), 제가 승진하지 못해 직급이 없을 뿐만 아니라 ‘말씀을 온전히 따르지 않아’ 후배들에게 생명을 얻게 하는 명철과 지혜가 없다는 것이 내 삶의 결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사실 라인을 타면서 직급이 있고 없음에 따라 직장 상사를 차별한 죄인입니다.
적용으로 후배들이 찾아오지 않아도 쓴 뿌리를 갖지 않겠습니다. 회식 때 바로 옆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갖겠습니다.
적용 후기..
제 죄를 보고 쓴 뿌리를 뽑아내니 다음 날은 후배에게 밝은 모습으로 예전처럼 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후배도 긴장을 풀었고, 제가 없는 동안에 있었던 얘기들을 즐겁게 나누며 그 후배로부터 업무에서도 필요한 도움을 받게 되었네요. 감사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