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27:1-15
만일 어떤 사람이 사람의 값을 여호와께 드리기로 분명히 서원하였으면 너는 그 값을 정할지니(2절)
나는 인생의 곤고한 날이 왔을 때 하나님께 서원했음에도 영혼 구원과 공동체를 위해 마땅히 써야 할 나의 물질과 시간과 헌신을 아까워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어제는 인수인계를 받으러 갔습니다. 어제 제가 가져간 뇌물은 커피였습니다. 갈 때마다 손수 만든 샌드위치에, 앙금 빵에, 커피에 저의 뇌물 공세는 계속되었습니다. 뇌물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처음 시작은 섬김이었으나 마지막을 보니 뇌물임이 증명이 되었습니다.
가서 보니 제가 일할 부서가 바뀌어 있었습니다. 제 일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서 없고 신입이 그만 두게 되었으니 그 자리에 대한 인수인계를 고스란히 받으라는 것입니다. 제 밑의 연차가 그 일을 받는다거나 하는 저를 위한 업무 조정을 없었습니다.
스케줄 정리에서부터 그 날 그 날 환자를 채워 넣어야 하는 일은 유동적이고 시간도 많이 걸리기에 제가 제일 싫어하는 일들이었습니다. 이 연차에 내가 이런 일을 하다니 마음이 어려웠습니다.
제가 인수인계를 받는 동안 사람들이 또 관심을 보였습니다. 지난번에 복직 신청서를 제출하느라 찾아뵈었을 때는 일일이 가서 인사를 드렸는데 이번에는 ‘얼마 전에 인사했잖아’ 하며 이런 관심이 부담스러워 안 본 척, 못 본 척 외면하는 저입니다. 그러면 사람들도 점차 저에 대한 관심을 적게 보입니다. 이 방법은 예전에 제가 자주 쓰던 방법이었습니다.
휴직 기간 동안 말씀을 열심히 보면서 소프트웨어는 바뀐 것이 확실했습니다. 누군가가 말을 건네 오면 피하지 않는 할 말과 여유도 생겼습니다. 누군가가 저의 관심이 필요하면 관심도 보여줄 수 있는 따뜻한 마음도 어느 한 구석에서 느껴집니다. 목장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말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예전의 제’가 변하기를 소원하는 있는 저를 물고 늘어지고 있었습니다. 몸이 기억하는 대로 습관을 따라 사람들을 대면하는 것을 귀찮아하며 사람들이 없는 치료실에 들어가 꽉 처박혀 있었습니다. 제가 자주 짓던 죄, 무관심의 두드러기가 온 몸에 생긴 것을 보고 있으니 소프트웨어가 괴로워합니다.
오늘 본문 말씀에 여호와께 드리기로 서원하였으면 그 값을 정하라고 하십니다(2절).
서원 예물은 성인 남성의 값은 무려 4년 치의 연봉이 넘을 만큼 매우 비싸다고 하십니다. 자신을 하나님께 드린다는 것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엄청난 물질과 시간, 헌신을 영혼 구원의 일과 공동체의 유익을 위해 기꺼이 드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예전에 제가 서원이 생각났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인턴 시절 자리가 딱 1개 비어 있었는데, 대상자는 3명이었습니다. 저는 주님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주님 저를 이 곳에 붙게 하시면 제가 꼭 주님의 영광을 위해 살게요! 주님의 사랑으로 꼭 직장 상사와 부하들을 잘 섬길게요! 주님 저를 꼭 붙여주세요!’ 이렇게 서원 기도를 하고, 한 분이 더 나가시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 막상 떡 하니 붙고 나니 사람들의 구원은 안중에도 없고 대부분의 시간을 오로지 저만을 위해서 썼습니다.
아침에 THINK 숙제로 나를 살리는 회개를 읽었습니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내 옆의 사람이고, 가장 소중한 시간은 지금 이 시간이고, 가장 소중한 일은 내 옆의 사람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내게 소중한 일과 시간으로 내 옆의 사람을 사랑하고 성령에 감동되어 다른 사람이 나를 주라 칭할 때까지 사랑하기 바랍니다. 하나님 사랑은 내 삶의 자리에서 나타나야 합니다. 또 내 욕심을 발아래에 내려놓아야 합니다.”
저는 하나님의 사랑에 빚진 자로 죄와 사망의 구렁텅이에서 새까맣게 타다가 구사일생으로 살게 된 자로 서원한 일에 자신을 드리라고 하십니다.
적용으로 오늘 송년회에 가면 50명의 직장 동료들을 만나게 됩니다. 직장 초년생 시절의 서원 기도를 기억하며, 열등감으로 괴로워하기보다 무시로 기도를 해 보겠습니다. 모두와 인사를 나눌 수는 없지만 만나는 대로 말 걸기를 피하지 않고 반갑게 인사하며 짧게라도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겠습니다. 적용을 잘 해서 제가 돌아왔을 때, 오늘은 녹초가 되지 않기를 기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