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이가 또 사고를 쳤습니다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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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12.08
2008-12-08(월) 요한계시록 8:1-13 ‘찌질이가 또 사고를 쳤습니다’
첫눈의 춤사위가 경쾌했지만
내 마음은 가볍지도 상쾌하지도 않았습니다.
내리는 눈을 보며
어떤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라는 새 책의 홍보 카피가 떠올랐고
나도 문득 엄마가 그리워졌습니다.
생신을 챙겨드리지 못한 게 벌써 10여 년이니 연세도 긴가민가한데
밤새 안녕이라고, 갑자기 하나님 품에 안기시기라도 하면
못 다 한 아들 도리로 입을 상처를 어찌 안고 살아가야 하나...
걱정을 하는 중에도, 어머니가 가실 곳이
더 편하고 영원히 편한 곳
사랑하는 남편이 먼저 가신 곳이라는 생각에 위로가 되었습니다.
이 연말에
목사님 설교에 등장한 그 가정은 얼마나 을씬년스러울까...
우리들 컨셉으로 보면, 벌써 몇 년째 수고하는 그 형제
인간적으로 참 찌질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찌질한 내가 누구 흉을 보나, 얼른 마음을 고쳐먹고 회개했습니다.
찌질이가 또 사고를 쳤습니다.
아내의 무슨 말에 독설을 퍼부었습니다.
당신의 그 사고방식 때문에
이모냥 이꼴로 사는 거라고 말함으로써
고난이 축복임을 믿는다고
은혜로 주신 현재의 삶에 감사하며 살고 있다고 외치던
나의 간증이 다 거짓이었음을 실토하고 말았습니다.
에발산과 그리심산의 중간에서 축복과 저주를 왔다 갔다 하는 게
우리 삶이라는 목사님의 말씀을 곧바로 증명해보였습니다.
속상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두 시간도 못 되어 눈이 떠졌습니다.
아내와 화해도 하지 못한 채 말씀을 펴니
하나님 앞으로 올라가는 기도에 대한 말씀이 눈에 들어옵니다.
‘향연이 성도의 기도와 함께 천사의 손으로부터 하나님 앞으로 올라가는지라’(4절)
그런데 정작 기도가 안 나옵니다.
찌질이의 기도는 듣기 싫으신 모양입니다.
그래도 기도해야 합니다.
찌질이가 할 일은 기도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찌질한 아들이, 형제가
어머니를 위해, 그리고 가족을 위해 여전히 수고하는 그 형제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기도밖에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