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고 또 이기려고
작성자명 [서예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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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12.06
계 6:1~17
2절 내가 이에 보니 흰말이 있는데 그 탄 자가 활을 가졌고 면류관을 받고 나가서 이기고 또 이기려고 하더라
우리들교회라는 흰 말을 타고 믿음의 길을 가려고 하는데
일대일 양육으로 언약의 말씀인 활을 가졌고
주일말씀으로, 수요큐티모임으로, 목장예배로, 매일 큐티로
말씀이 머리속에 각인되어 있는 면류관을 받고 나가서 이기고 또 이기려고 합니다.
그런데...
엊그제 밤에 저희집에 피바람이 불었습니다.
그 피바람을 일으킨 장본인은 저였구요.
저희 큰딸(중2)의 왼뺨에 세로로 4.5cm 가량의 상처가 났습니다.
그 날 낮에 제 휴대폰으로 딸아이가 대출한 도서의 연체를 알리는
세 번째 메세지가 날아 왔습니다.
2주일전 첫번째 메세지를 받던 날은 좋게 이야기 했지요.
친구가 가져갔는데 곧 반납할 거라고 하더군요.
1주일전 두번째 메세지를 받던 날은 쎄게 이야기 했지요.
친구집에 가서 갖다가 네가 반납하라고.
그랬는데도 다시 세번째 메세지를 받은 나는 뚜껑이 열리기 일보 직전이었지요.
딸에게 메세지를 보내 꼭 반납하고 오라고 했더니
알겠다고 답이 왔더군요.
여섯시 반쯤 들어온 아이에게 반납하고 왔냐고 했더니 모른다고 하네요.
그래서 나가서 오늘 중으로 해결하고 오라고 했더니
조금의 반성의 빛도 없이
제 방에 들어가 문을 잠가 버립니다.
문 열라고 해도 안열고 대드는 아이를 보니 완전히 뚜껑이 열리더군요.
딸아이 방에는 예전 전쟁의 와중에 난 30cm 가량의 구멍이 있었는데
그 구멍을 가려놓은 합판을 떼어 던졌고
그게 하필 딸아이의 얼굴에 맞았습니다.
아니, 내가 보기에는 날아오는 합판에 제 얼굴을 갖다 댄 것처럼 보이더군요.
피가 나는 모습을 보면서도 다시 소리쳤지요.
당장 나가서 오늘 중으로 반납하고 오라고.
아이는 울면서 아빠에게 전화로 엄마가 내 얼굴 찢었다고 하면서 나갔습니다.
저는 화가 나고 딸아이의 행동이 너무 괘심해서
내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아무 감각이 없었습니다.
공부 못하는 것은 그래도 참을만한데
남의 물건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태도는 분명 잘못되었고
지금 고쳐주지 않으면 평생 저러고 살거라고
선악과를 먹으며, 오버하며
내 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무감각한 문둥병자의 상태였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하나님께서는 왜 나의 작은 혈기를 그렇게 크게 심판하셨는지 생각해보니
수요일 말씀대로
통제되지 않는 내 몸의 행실을 죽이지 못해 고난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꺼이꺼이 울면서 내 죄를 보지 못하는 나를 불쌍히 여겨달라고
자신의 잘못을 보지 못하는 딸아이를 불쌍히 여겨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아무리 이기고 또 이기려고 해도
어린양이 인을 떼주시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싸움
목사님께서 이시대의 순교는
혈기내지 않는 것이라고 하셨는데
늘 말씀을 들고 있기에 나는 되었다고 생각해 왔는데
사건이 오니 내 믿음의 현주소가 드러났습니다.
어제 목장에서 끊어지지 않는 나의 혈기에 대해 나누며
목원들의 조언을 듣고, 목자님의 기도를 받고
목장예배를 마친 후에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습니다.
상처가 깊지 않아서 따로 치료 받지 않아도
집에서 잘 소독해주고 흉터에 붙이는 반창고를 바르면 될 것 같다고 하네요.
딸아이에게 무릎을 꿇고 빌면 용서해줄래 했더니
철이 없는 건지, 속이 없는 건지
(기말고사 중인데)
옷 한 벌만 사주면 된다고 해서
제 맘에 든다는 검은색 가디건을 사줬습니다.
내일 그 딸아이가 세례를 받습니다.
이 세례가 딸아이에게나 저에게나 영원히 잊지 못할 세례가 되겠지 싶네요.
딸아이의 세례가 성령세례가 되어 자기 죄를 잘 보며
엄마처럼 몸의 행실을 죽이지 못해 고난 받지 말고
목사님처럼 늘 능히 이기고 또 이기는 일상을 살아가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