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MVP에서 그리스도의 MVP로
작성자명 [박종열]
댓글 0
날짜 2008.11.06
2008-11-06(목) 빌립보서 2:19-30 ‘세상의 MVP에서 그리스도의 MVP로’
주전자에서 끓는 찻물의 보글거림으로
쌀쌀함과 추위의 경계를 지나는 늦가을의 아침을 열면
여전한 방식으로 또 하루가 시작됩니다.
피난살이 같은 이 삶이 축복이라고
말씀이 있는데 두려울 게 무엇이냐고 경건한 척 말해보지만
‘십 분만, 십 분만’을 외치며 이불을 돌돌 마는 아내를 보면
아무리 무거운 삶도
말씀으로 다 짊어질 수 있다고 장담한 나의 간증이
성령의 감동이 아닌
내 열심으로 한 것이 아니가 하는 의심이 듭니다.
요즘 아내는 죽을 동 살 동 일을 합니다.
고기가 배에 넘쳐 가라앉을지언정
고기를 보고 지나치지 못하는 어부처럼
방학이 시작되기 전에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며
영업시간을 늘려, 하루 열 서너 시간을 꼬박 서서 일하다가
집에 와서 잠자리에 누우면 그제야 끙끙 앓고는
억지로라도 일어나기만 하면 다시 전사로 돌아갑니다.
내년 3월이 되면...
요즘 아내의 주제가입니다.
이미 채권자가 타먹은 계가 하나 끝나고
날씨도 따뜻해지기 시작하니
남편 사업 빚의 한파도, 한 겨울 추위도
한 풀 꺾일 그날이 내년 3월임을 모르지 않습니다.
선수 시절, 신생 팀을 창단 6년 만에 우승시키고
대회 MVP가 되었을 때 붙은 별명이 악바리였습니다.
요즘도 가끔, 선후배 동료 선수들이 찾아와
‘왕년의 김계정’이 죽지 않았음을
어서 빨리 보여 달라고 격려와 위로를 보낼 때면
아내는 투지를 불사르고
그 모습을 보는 내 마음은 녹아내립니다.
그게 아니데
나도 이제야 깨닫기 시작한 인생은, 삶은 그게 아니데...
안타까움이 쓰나미처럼 몰려와 내 마음을 무너뜨립니다.
‘당신 그러다 죽어’
담대히 마음먹고 모진 말로 권면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 같습니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한 번 죽는 건데...’
한 번 죽기에 잘 죽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웰빙(Well-being)도 중요하지만
그리스도인에게는 웰다잉(Well-dying)이 더 중요하다고
웰빙의 완성이 웰다잉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죽기에 이르도록 자기 목숨을 돌보지 아니해도 되는 일은
오직 그리스도의 일밖에 없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이 말씀을 아내가 빨리 마음에 새겨
남편 빚 때문에
가족 때문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세상의 MVP를 빨리 내려놓기 원합니다.
세상의 MVP에서
그리스도의 MVP로 거듭나기 원합니다.
‘그리스도의 일을 위하여
죽기에 이르러도 자기 목숨을 돌보지 아니한’(30절)
성경의 유명하지 않은 사람
그러나 가장 아름다운 사람, 에바브로디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