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열 살 넘긴 혀끝의 잔악함
작성자명 [순정 하]
댓글 0
날짜 2008.10.31
내가
다윗에게 감동받는 것이 있다면
자기 앞에 벌어지는 사건들이
분명
자신과 밧세바로 인해
나타나는 가문의 대대적인 형벌인 줄 알면서도
여전히
이전보다 더
명징한 명사와 형용사
그리고 동사로
부르짖는
그의 담대함입니다
자신은 의인이고
저들은 악인이라고
나아가 원수라고 당당히 거론하며
하나님앞에
자신을 근심의 숨결로
혹은 탄식의 소리로
혹은 광야의 새로
새벽이나
밤이나
거의 숨쉬다시피 쏟아붓는 기도입니다
그래서
나는 그가 다시는 되물릴 수 없는
끔찍한 범죄함으로
온갖 짙은 그림자가 드리우는
형벌이 그의 인생도 부족해
후손들에게까지 미칠지라도
끝까지
자신은 용서받은 죄인이라는 양지쪽을 향해
기여코
사유하시기를 즐겨하시는 하나님을 만나
그 하나님을 선포한 사람이라는 것에 감동을 받습니다
생각컨대 다윗처럼
사함의 축복을 만끽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결국
다윗은
택한 자와
하나님 사이의 사랑을
끊을 수 있는 것은
지상과 천상
그리고 음부의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실존 인물이라는 것에
나는
이 밤
엎어져 울고 싶은 마음으로 오늘 주신 묵상을 펼쳐봅니다
막내인
나는 어린 시절
제과점하는 큰 오빠 집에 자주 갔었습니다
큰 올케 언니는
그 때 이미 연년생으로 네 아이를 낳았습니다
빵집처럼 일 많은 집이 있을까 싶을정도로
늘 바쁜 오빠와 언니
남편 사업 도우라
아이 낳아 키울라
살림할라
나는
그 시절
그 언니의 고달픔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그 집에 가면
늘
어수선하고
지저분하고
더러운 것만 보여
갈 때마다
부엌에서부터 안 방에 이르기까지 청소를 말끔히 해주었습니다
어느날
나는 그 집을 치우다 치우다 못해
언니한테 마구 화를 내었습니다
좀 치우고 사시라고
이게 뭐냐고?
한참 후
오빠가 내게 와 조용히 타일렀습니다
다음부터는 언니한테
그렇게 하지말라고
언니가 네 말에 상처를 받아
어린 시누이한테까지 멸시받는다며
더이상 살고 싶지 않다며
기찻길로 달려가
뛰어 드는 것을 오빠가 간신히 끄집어 내여 집에 데리고 왔노라고......
그 무렵
겨우 내 나이 열살이 지난 열 다섯살
내 잔악한 혀끝땜시리
일어났던 일을
내 주위 분들에게 종종 말을 할 때마다
내 죄악성과 더불어
오빠가 한없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오빠가 민첩하게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나는 올케 언니를 정말 죽일뻔 한 사람입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하나님께
그리고 올케 언니한테도
용서를 구해
용서를 받았는데도
나는 그 형벌을 아직까지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도
세 아이 키우며
제대로 한 번 아이를 품에 안고 낮잠 한번 잘 틈 없이
일 많은 집에 들어 와
내년이면
결혼 삼십주년이 되는데
아직껏
그리 살아가고 있으니깐요
몸뚱아리
계속 움직이다 보면
무슨 힘이 있어
방을 쓸겠으며
그릇들을 반짝 반짝 닦겠으며
사시사철 옷들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살겠으며
아름다운 거실에서 살겠습니까?
철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그 잔혹한 내 혀끝의 놀림에 비하면
내 이리 사는 것도 오감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