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을 흉내라도 내며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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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10.20
2008-10-20(월) 사무엘하 23:8-39 ‘거룩을 흉내라도 내며’
엊그제 목장 예배 때, 어떤 자매님이 토로했던 고민을
어제, 모처럼의 부녀 간 대화 중 딸로부터 또 들었습니다.
예배는 물론, 철야 기도회, 각종 공동체 활동 등
교회 모범생인 딸이,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지 못했다는...
목장에서 처방했던 경험을 살려, 진지한 대화를 마칠 때 쯤
딸의 얼굴은 밝아진 반면, 내 마음에 애통함이 밀려온 건
딸이 그런 고민을 하는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입니다.
자정을 넘겨 새벽시장을 보러 가면서 아내와 그 얘기를 나눌 때
딸에게는 얘기하지 못했지만, 딸이 다니는 그 교회의 양육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 우리 부부의 의견이 모아지자
자연스럽게 우리 교회의 양육으로 화제가 옮겨가게 되었습니다.
‘믿음이 뭐냐구, 마음으로 믿어 입으로 시인하는 거잖아?’
‘양육에, 목장에, 매일 큐티에...우리는 말씀 듣는 구조 속에 있으니
저절로 들리고, 들리니 믿는 거고, 나눔을 통해 시인하고...
‘맞어, 기도 응답이 고난으로 오면 그게 축복이고...’
‘얼마나 좋아, 떨어져도 감사할 수 있으니 두려울 게 없고 ...’
‘실패는 내 삶의 결론이고, 남들과 다툴 때는 내가 먼저 잘못했다고 하면 되고...’
‘돈 없으면 굶고, 남편이 때리면 맞아주고
맞아 죽으면 순교하는 거고, 굶어 죽으면 천당 가면 되고...’
요즘, 설교 시간에 졸지 않는 아내의 입에서
목사님 말씀이 그렇게 줄줄 나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말씀의 지식은 나보다 적을지 모르지만
삶으로 보여주는 적용은 나보다 훨씬 실제적입니다.
말이 없어도 행동으로 보여주고 남의 말을 잘 들어주니
노점상 회원들 사이에서
아내는 어느덧, 영향력 있는 카운슬러가 되었습니다.
듣는 것, 보는 것이 적어 쌓아둔 말씀의 지식은 별로 없지만
그게 오히려 적용을 잘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말씀의 창고가 단출하기에, 필요한 말씀을 쉽게 찾아냅니다.
다윗이 아둘람 굴에 모인 400 명 용사와 함께
하나님 왕국의 건설을 시작하여 민족의 통일을 이루고
그를 도운 핵심 용사들의 이름을 거론하는데
그 수는 삼십 칠 인에 불과합니다.
그들은 항상 있어야 할 자리에 있었고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 성경에 이름이 올랐고
예수님의 길을 여는 역할을 했으니
하늘나라 생명책에도 그 이름이 올랐을 겁니다.
말씀 묵상이 전신 갑주와 방패로 무장하는 과정이라면
말씀의 적용은, 돕는 용사를 얻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머리에 쌓이는 지식은 점점 늘어도
적용과 결단이 없어 믿음의 열매가 없는 나와
지식은 짧아도, 삶으로 적용하는 아내를 보며
아내를 돕는 서른일곱 마디의 말씀이
성경 백독의 지식보다 낫고
그런 아내를 돕는 배필로 둔 나는
세상에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거룩을 흉내라도 내며 경건을 연습하는 삶에
덤으로 주시는 평강과 안식
그게 바로 행복임을 깨닫게 해주시니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아버지를 불러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