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나무
작성자명 [김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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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10.18
삼하 23:1~7
오늘 아침에 남편에게 화를 냈습니다.
요즘은 아침마다 출근하는 남편이 고맙고 감사해서,
어지간하면 그냥 넘어가는데 오늘은 참지를 못했습니다.
다른 날은 대충 끼니를 때우다가,
오늘 아침은 피곤한데도 국과 반찬을 정성껏 만들어 식사를 하라고 했는데,
남편은 목장보고서를 보느라고 식사를 하러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내가 비록 집에 있어도 회사 나가는 사람 못지 않게 바쁜데,
그리고 오늘은 집안 일 말고 다른 할 일도 많은데,
차려 놓은 밥은 안 먹고 목장보고서만 보느냐고... 했습니다.
그리고 곧,
식사 전에 그런 말을 한 것이 미안해서,
국이 어때요..내가 심혈을 기울여서 끓였는데.. 했더니..
이미 기분이 나빠진 남편은 아주 짧게,
싱거워.. 라는 말만 했습니다.
남편의 칭찬을 기대했던 저는,
그래서 또 기분이 나빠졌고..
식사를 마친 후에 저는,
그 말이 뭐가 그리 기분이 나빴느냐.
당신은 뭔가에 빠지면 너무 치우치는 성격이 있다.
말로는 아내를 배려해 주는데 행동은 전혀 그렇지 않다.
내가 지금 하는 말은 감정이 아니라 당신 문제를 보게 해 주려는 것이다.. 는 등..
울리는 꽹과리 같은 말만 퍼부었습니다.
그리고 그 말들이 그 당시는 꼭 해야 할 합당한 말들이라고 생각 했는데,
시간이 흐른 지금은 남은 것 하나 없고, 기운만 빠졌고, 마음이 씁쓸합니다.
그러고 난 후에,
사악한 자는 손으로 잡을 수 없는 가시나무 같다는 말씀이 떠 올랐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만지려면,
철과 창자루가 필요하다는 말씀도 떠 올랐습니다.
그 순간 저는,
가시나무였습니다.
남편이 잡을 수 없는 가시나무.
찌르는 가시가 많은 가시나무.
그 가시로 제가 저를 불사르는 가시나무.
그래서 철과 창자루 같은 사람이 붙잡아야 하는 가시나무.
가시가 많습니다.
그래서 잡히지 않은 채,
나를 찌르고,
다른 사람을 찌릅니다.
돋는 해의 아침 빛이 되고 싶은데,
구름 없는 아침이 되고 싶고,
비 온 후의 광선으로 움 돋는 새 풀이 되고 싶은데..
저하고는 아직 거리가 먼가 봅니다.
오늘은,
이스라엘의 왕이라 하지 않고,
이새의 아들이라며 시작한 다윗의 마지막 말에 은혜를 받습니다.
이새의 아들이라는 자기 주제를 잊지 않았기에,
높이 올리운 것에 남다르게 감사드릴 수 있었고,
험악한 인생에 함께 해 주신 야곱의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었고,
이스라엘의 노래 잘하는 자가 되어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었나 봅니다.
언제까지,
남을 찌르는 가시가 되어 살아갈지 모르지만..
그러나 이렇게 가시를 고백하며 가다 보면,
어느 날 저의 마지막 날이 올 그 때에,
저도, 제 인생에 공의를 베푸셨던 하나님을 찬양하게 되길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