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근은 진정 축복입니다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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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10.12
2008-10-12(주) 사무엘하 ‘기근은 진정 축복입니다’
‘다윗의 시대에 년 부년 삼년 기근이 있으므로 다윗이 여호와 앞에 간구하매 ...
이는 사울과 피를 흘린 그 집을 인함이니 저가 기브온 사람을 죽였음이니라 하시니라’(1절)
사울이 지은 죄를 당대에 묻지 않고, 그 죄 값을
후대에 치르게 하는 것이, 일견 모순된 일처럼 보이지만
그건 이미 하나님이 세워놓으신 약속이었습니다.
‘인자를 천대까지 베풀며 악과 과실과 죄를 용서하나 형벌 받을 자는 결단코
면죄하지 않고 아비의 악을 자손 삼사 대까지 보응하리라’(출 34:7)
그리고 징계의 방법까지 기록해놓으셨습니다.
‘무릇 사람의 피를 흘리면 사람이 그 피를 흘릴 것이니
이는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지었음이니라’(창 9:6)
저의 기근도 제 삶의 결론임을 뼈저리게 깨닫고 있습니다.
기근이 왔을 때, 바로 여호와 앞에 간구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뒤늦게, 아버지께 무릎 꿇고 간구하는 삶을 살려 하지만
저의 간구가, 뼈저린 회개와 아버지에 대한 진정한 경외심에서
나오는 게 아니고, 아직도 그 바닥에 기복의 마음이 있음을 고백합니다.
진정한 간구의 자세, 그걸 어제 경험했습니다.
전날, 늦게까지 포장마차를 다시 설치하고
근처에서 아내와 늦은 식사를 하고, 집에 돌아와
맥주를 한잔 곁들여 만두를 튀겨 먹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아침부터 배가 살살 아프더니, 설사가 나오기 시작하길 래
동네 약국에서 약을 사다 먹고, 소스를 만들 준비를 하고 있는데
상태가 점점 나빠져, 화장실 가는 횟수가 늘어나고
먹은 약을 토하고, 탈수 증세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토요일, 오후로 접어드니, 병원 갈 기회도 놓치고
화장실을 오가며 아픈 배를 쥐고 몸부림을 치는데
조금만 움직이면 팔, 다리, 어깨 등 전신에 쥐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힘이 없어 서 있지도, 쥐가 나서 눕지도 못하다가
고통을 면할 수 있는 자세를 찾을 수 있었는데
그 자세는 바로, 엉덩이를 높이 들고 배를 바닥에 댄 채
손을 모으는 자세, 기도의 자세였습니다.
내 안의 더러운 것을 다 비우고
내 열심의 근원인 나의 의가 쓸어버림을 당하고 난 후에야
비로소 내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고백하는 그 자세...
그제야, 잊었던 기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내 죄를 고백한 후, 소스도 만들어야 하고, 포장마차에 나갔다가
다시 목장 예배까지 드려야 한다고...
기도 중에 지혜를 얻어
114를 통해 응급 센터와 통화할 수 있었고
토요일 오후에 진료하는 근처 병원을 소개 받아
장염 처방을 받아, 주사를 맞고 약을 지어 먹고서야
간신히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마침 목장은 저녁 식사를 겸한 오픈 하우스로 예정된 터라
아픈 내색을 하지 않고도 모임을 인도할 수 있었고
포장마차에서 내가 하지 못한 일도
형제 같은 집사님 내외가 와서 거들어주는 바람에
목장을 마치고 포장마차에 갔을 때는
차도 주차장에서 끌어다 놓고, 아내도 그 집사님이 준비해 온
맛있는 도시락까지 먹은 후, 일을 마무리하고 있었습니다.
육신의 기근을 통해, 내 죄를 보고
아들, 딸의 사랑을 확인하고
아내에게 마음껏 어리광 부리는 호사를 톡톡히 누렸습니다.
기근이 오고서도
여호와를 찾지 않은 질기디 질긴 인간이었지만
기근이 오면 억지로라도 무릎 꿇고
아버지께 간구하는 수준까지 되었으니
기근은 진정 축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