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성에 머물게 하고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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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10.04
2008-10-04(토) 사무엘하 17:24-18:8 ‘아내를 성에 머물게 하고’
5 년 전, 중고 생 아이들을 집에 남겨두고
흑석동 허름한 다락방을 임시 거처로 사용하며
아무 생각 없이 길거리에서 장사를 시작할 당시에는
육적으론 지금보다 훨씬 더 곤비했지만
영적으로는 성령 충만한 하나님의 백성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살림이 나아지고 교회에서 목자의 직분을 맡는 등
겉으로 보기에는 영적 육적으로 강건해져 가는 것 같지만
오늘 본문을 묵상하며, 실상은 그렇지 못한 내 모습을 느꼈습니다.
무리와 신복의 차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육 간에 곤비할 때는 하나님의 신복이었는데
육적으로 점점 강성해지니 영적으로 나태해져
세상에 넘쳐나는 무늬만 이스라엘의 무리가 되어갑니다.
심지어 어떤 날은, 포장마차에 장사하러 나갈 때
전쟁터에 끌려 나가는 기분이 들 때도 있습니다.
내가 저지른 일, 내 삶의 결론임을 잠시 잊고
무슨 영화를 누리겠다고 내가 이 고생인가
누군가를 원망하고 싶고, 책임을 전가하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앞장서서 싸워주는 아내의 수고를 자기열심으로 폄하하여
불을 밝힌 눈길로, 지나가는 손님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하는
아내의 집요함을 지나친 승부욕이라 정죄한 적도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무리가 그랬을 겁니다.
억지로 끌려온 전쟁이 싫어, 앞장서서 싸우는 지휘관의 등 뒤에서
도망갈 궁리만 하고 있었을 겁니다.
적의 칼보다 더 무서운 건 자신의 나약함임을 몰랐을 겁니다.
그 나약함 때문에 스스로 무너져, 도망갈 기회가 오자
돌부리에 넘어지고 절벽에서 떨어지며 그렇게 죽어갔을 겁니다.
대적의 마음 뿐 아니라
백성의 발걸음 하나까지 주관하시는 하나님이
당신의 신복들에게는 일당백의 능력을 부어주심에
군졸은 군졸의 자리에서
백부장 천부장은 자신의 소임을 좇아
믿음으로 순종한 당신의 신복들이 휘두른 칼 앞에서는
세상의 어떤 강한 군대도 당해내지 못했을 겁니다.
세 장 남은 달력이
무정하게만 느껴지는 한 주의 마지막 날에
내게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 하는
하나님의 신복이 되기를 빌어봅니다.
나를 위해 늘 앞장 서준 아내를 성에 머물게 하고
두려움 없이 내가 앞장 서 싸울 때에
하나님이 그 전쟁을 주관해주실 것임을 믿기 원합니다.
주어진 환경을 최고의 환경으로 알고
늘 감사함으로 기도하고 간구할 때
해를 멈추시고 우박으로 적을 진멸하시는 하나님이
나와 가족, 그리고 믿음의 공동체에게 허락하신
신복의 역할을 다 하게 하심으로
태초에 세워놓으신
구원의 약속을 이루어주실 것을 믿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