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 수고하는 인간 막대기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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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09.30
2008-09-30(화) 사무엘하 16:1-14 ‘나를 위해 수고하는 인간 막대기’
자식에게 쫓겨 정처 없이 떠난 피난길
지혜로운 다윗의 판단력을 시험하는 사기꾼이 나타나더니
골리앗을 쓰러뜨리고 광야를 누비던 시절의 용맹도 무색하게
초라한 종이호랑이로 전락했음을 깨닫게 하는 저주가 날아들지만
그들은, 하나님이 빼 드신 인간 막대기일 뿐임을 잘 알기에
모든 것을 자기 삶의 결론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을 겁니다.
곤비한 왕과 백성들을 보면서
육적으로, 영적으로 곤비한 인생을 사는 나를 봅니다.
육적 곤비함은 작은 불편으로 삶에 끼어들지만
그 곤비함 속에서도 하나님이 주시는 귀한 선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군대 가기 위해 휴학하고
음악학원 강사로, 커피숍 알바로 새벽까지 일하는 아들이
어제는 도시락을 싸 줄 것을 부탁해왔습니다.
이유는 밥 사먹을 시간이 없다는 거였지만
돈 벌어보고서야, 돈 귀한 걸 알게 된 것임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영적으로 곤비한 삶은
하나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혼란케 하여
나를 낙심케 하고 종종 넘어지게 합니다.
망하고 거리로 나서, 포장마차를 시작하던 초기에는
손님들과 시선을 맞추는 일조차 두렵고 견디기 힘들었지만
얼굴이 두꺼워지고, 말씀 양육으로 내 삶이 해석되기 시작하면서
누구의 어떤 시선도 무심히 받아넘길 수 있게 되었는데
요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구원을 위해 붙여주신 내 옆의 힘든 이웃에게
믿는 자의 구별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더 사악한 방법으로 그들을 힘들게 하는
내 믿음의 수준을 매일 확인하는 일입니다.
그들은 예수를 모릅니다.
그들이 나보다 확실히 부족한 부분은
자신의 죄를 보고 인정하는 훈련의 과정이 없었다는 점일 겁니다.
나도 몰랐지만 양육의 과정을 통해 배웠고
그들은 배우지 못했기에 모르는 게 당연한 일인데
나는 그들이 모르는 걸 용납하지 못하여
그들을 힘들어 하고 그들을 힘들게 합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가르치는 게 아니라 삶으로 보여주는 일인데
그들에게 보여지는 내 삶의 모습은
시바의 그것과 다르지 않음을
오늘 본문을 묵상하며 깨달았습니다.
차라리 시므이처럼
면전에서 저주하고 욕지거리를 해대는 게
그들에게는 더 정의로운 일일지 모릅니다.
그래서, 내가 진정 그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삶의 모습은
자기가 당할 수치와, 받아야 할 멸시와 조롱이
아직 많이 남았음을 인정하는 다윗의 자세임이 깨달아집니다.
인간은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오직 사랑의 대상이라는 목사님 말씀을 좇아
내가 그들에게 전할 사랑의 방법은
그들에게 선한 것을 기대하지 않고
예수를 그들에게 말로 전하려 하지 말고
내가 전하려는 예수가 누구인지
내 삶을 통해 보고 알게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듦에
오늘도 양육의 은총을 풍성히 베푸사
말씀으로 깨닫게 하시는 아버지께 감사드리며
영적으로 곤비한 나를 위해
하나님의 인간 막대기로 선택 되어
나를 위해 수고하는 그들에게
예수님이 십자가를 통해 가르쳐주신
거룩한 그 사랑을 전하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