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구 (문안 보고 나눔)
작성자명 [백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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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09.26
중국의 하수구는 직통으로 뚫려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U자로 되어서 걸릴 것은 걸러 주며 내려가는 것이 아니기에 오물을 버려도 쉽게 내려가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바람이 불고 비바람이 치면 유독히 냄새가 거꾸로 올라와서 온 집안이 냄새로 가득하게 합니다.
이상하게도 우리 안에 상처받은 것들이 다 치유받은 것처럼 내재해 있다가
비바람이 치는 날처럼 한번의 작은 사건 속에서 말다툼 속에서 안에 있던 것들이 올라옵니다.
며칠 전 토요일, 도영이의 축구교실(문화로 전도하기 위한 초등부 전도 미션) 제자들이 집에 와서 놀고 먹은 후에 DVD를 보라 하며 우리는 목욕을 하러 가려하다가
수연이는 쉬고 싶다고 해서 두고 가기로 했는데 어떤 사람이 집을 보러 오는 관계로 목소리를 크게 높이고 혈기를 내길래 아이들이 있으니 조용히 나가자고 나오는데
수연이가 따라 나오면서 “내가 따라가는 것은 엄마 아빠 싸울까봐 그래” 라고 말해서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며칠 전부터 가슴에 남아있던 것들이 올라오면서 참고 있던 설움에 엉엉 울었습니다.
우리 수연이가 왜 이래야 하나? 하면서 예전에 어렸을 때 제가 예기치 않은 회식을 하게 될 때 수연이에게 전화하면서 밥 먹었냐고, 할머니 오셨냐고 물어 보면 오셨다고 거짓말을 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우리였기 때문입니다.
아빠가 화를 내니까 중간에서 거짓말을 해서 집안을 평화롭게 하기 위함입니다.
뿐만 아니라 도영이 때문에 어리광도 못 부리고 자라다 보니 수연이는 남을 너무 배려해서 자기 마음을 억누르고 다른이에게 맞추는 것 때문에 힘들다고 지난 번에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이 생각나면서 울면서 남편에게 퍼붓다가 빨리 정신이 들어서 수연아 엄마와 아빠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의견이 달라서 소리가 커진 것일 뿐인데? 하면서 수습했습니다.
차라리 골프 약속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저는 혼자 있는 것이 편했습니다.
아주 이기적입니다.
남편은 나랑 있고 싶어 하는데 나밖에 다른 이에게 털어 놓을 사람이 없는데
난 자꾸 마음이 다른 사람들을 향해 있습니다.
아버님을 닮아 목소리가 큰데다가 화로 가득차 있는 남편의 마음은 부모님으로 받은 것이기도 하지만 한 기업장의 리더로서 직원들이 남편을 시원케하지 못하는 것 때문에 오는 깊은 외로움이기도 합니다.
끊임없이 계속되는 직원들의 나태함과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남편의 진취적인 요구와의 갈등 속에서 남편은 지쳐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상황 속에서 하나님께 엎드리며 낱낱이 아뢰지 않는- 범사에 시시콜콜히 하나님께 묻는- 것을 모르는 남편에게 종주먹을 대는 듯한(남편이 느끼기에 겉으로는 부드럽게 다가가지만 은근히 쪼이는) 저의 태도는 남편이 쉴 곳이 없는 외로움을 만들어 왔습니다.
어제도 제가 큐티 한 것을 나누다가 당신이 신학자냐? 어떻게 그렇게 끼워다 맞추느냐고 남편이 말하기에
기가 막혔고 급기야 남편이 힘들어하는 점을 해석해 주면서 정말 당신이 업무적으로 잘못한 것은 없지만 인간적으로는 잘못한 것이 정말 없냐고 하면서 말하다가 혼이 나서 금방 잘못했다고 빌고 출근하는 남편에게 “여보 철부지 아내가 잘 몰라서 그랬으니 이해하세요. 잘 다녀 오세요” 라고 말했지만 “사랑합니다”라고 말하지 못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남편에게 보내는 메일에다가 목사님의 큐티 말씀을 파일로 첨부하면서
맨날 성경만 보고 아무 것도 잘 못하는 아내인 나에게 가장 베스트인 남편이라고 고백하면서 “사랑합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말씀은 읽어 보았는지 안 읽었는지 물어 보지 않았고
나의 고백만이라도 느꼈으면 해서 울면서 썼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아서 힘들지만 나의 육적인 것을 늘 채워주는 남편.
가장 육적인 것이 가장 영적인 것이라 하셨는데
내가 더 영적인 것 같아도 가장 힘들 때 나를 먹여 주고 위로해주는 사람은 남편이기에
늘 하나님이 세워주신 가정의 제사장이라 인정케 하십니다.
나를 위해 설거지 해 주지 말고 그 시간에 말씀 보는 남편이길 원합니다.
저는 세상을 큐티하지 않기에 정보도 약하고 거시적으로 보는 안목도 없음을 깨닫습니다.
어찌 보면 치우치지 않아야 함을 알지만 그래도 말씀 보고 듣는 것이 최고의 안식이기에 말씀의 품으로만 파고 드는 것입니다.
주님을 아는 만큼 주님을 믿는 것이기 때문에...
도영이는 지금 잠수 탑니다.
공동체에서 지체들 만나기 꺼려하고 숨고만 싶은가 봅니다.
급기야 지난 주일에는 초등부 교사도 내려 놓겠다고 말씀 드리고(아이들 앞에 설 수 없다는 핑계하에) 어제 유학생 식사에도 오지 않고 큐티 모임에도 오지 않습니다.
지금도 주님이 일하고 계심을 믿기에 내려 놓습니다.
군대 기간 동안에는 주님만 붙들고 지냈는데 그때 그 믿음이 진짜였을까 하는 의심마저 든다고 고백하며 다시 옛습성으로 돌아가 교회 다니지 않는 사람들이 더 쿨하게, 더 매력적으로, 더 정스럽게 느껴지는 것일 거라고 생각됩니다.
술 먹고 놀다가 집에 늦게 들어오면 수연이가 제가 새벽부터 왔다 갔다 하고 아빠와 얘기하는 것을 들으면 잠을 깊이 잘 수 없기에 아예 친구 집에서 들어오기 싫다는 것을 들으면서
그렇게 가족과 있고 싶다더니 정작 이제 한국에 가면 떨어져 살 텐데 왜 밖에서 자냐고 그렇게 너밖에 모르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다닌다고 야단쳤고 예배의 회복을 부르짖었더니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한다며 귀를 막습니다.
다른 자매에겐 난 혼자 큐티하고 하나님과의 일대일 관계는 이상없다. (큐티도 안 하면서)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멀지 않으니 공동체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선포했습니다.
예전엔 아들이 <걸어다는 나>이기 때문에 힘들었다면
이젠 남은 세월이 너무 아까워서 마음이 아픕니다.
주님께 올인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인생 아닙니까?
저도 양다리 인생에서 올인하기까지 인생의 반 이상을 허비했지만
그래도 청년의 시기에 하나님께 헌신한다고 무릎 꿇었던 시간들이 많았어도 이 모양인데, 어미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람이겠죠.
주일날은 1부 예배에 도영이 보내고 펑펑 울었습니다.
내가 아직도 조급하다고...
내 생각엔 여기 있을 때 훈련받고 공동체 안에서 섬기다가 시간 활용하는 것, 습관 다 고치고 한국에 돌아가야 제대로 할 것 같은데, 이곳에서 변화하지 않아도 그냥 기다립니다.
지금까지도 주님이 하셨지 제가 할 수 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음을...
또 고백하게 하십니다.
제가 나단 선지자인 것처럼 교만하게 당신이 바로 그 사람이라 말해도 들리지 않는 한 사람이 내 바로옆에 있고, 나인 것을 알아도 용모의 준수함과 치솟는 인기와 참을 수 없는 성품과 수단을 가리지 않고 얻어내고야마는 집요함으로 말미암아 주님께 나아가는데 걸림돌이 되어 연약한 존재인 압살롬같은 아들, 세상 끝날까지 함께 가야할 나의 사랑하는 아들이 있습니다.
다윗이 애증으로 기다린 3년, 요압에 의해 불러들였지만 살인죄를 묵과하면 안될 것 같아서 2년을 보지 않았지만 보기만 하면 다 녹아내릴 것을 알기에 그렇습니다.
도영이에게도 언제나 달려가면 받아줄 그술왕의 아들 달매 같은 친구들과 형들이 있습니다
생일 전날 실컷 놀다가 안 들어오고 생일날 (9/16) 아침에 들어왔다가 학원에 가서 공부하고 다시 저녁에 나가서 다시 안 들어와서 생일 케익도 못 잘랐는데 주위에서 축하해 주는 부류들은 많습니다. 아침에 와서 엄마 저를 낳아 주셔서 감사해요 하는데 대답을 안 했습니다. 그리고 또 점심 먹을 돈 달라고 해서 주면서 나가는데 인사를 안 했습니다.
그런데 문자가 오기를 늘 실망만 시켜 드려서 죄송하다고 그래도 이 세상에서 엄마를 가장 사랑한다고 했을 때 울컥! 답장을 안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 나도 사랑한다~
우리도 하나님께 늘 사랑한다고 고백하면서
행동은 늘 죄를 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님을 사랑한다고 고백만 하면 주님은 얼마나 감동하실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다 녹아지는 마음...
사건만 오면 다시 평강이 사라지고 또다시 죽을 것같은 마음과 내 안에 쓴 뿌리, 완악함을
다시 보게 하시려고 남편이 수고하고 아들이 수고하고 딸이 수고하면서 위로자가 됩니다.
처리되었다고 생각하는 오만한 마음이 싹트기 시작할 때
등 따습고 배 부르며 평안 날이 계속 될 때
사건이 오면 또 다시 반복하는 나의 마음을 바라보며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왜 40년이 필요했는지 알게 하십니다.
인생 채찍과 사람 막대기를 주신 주님께 감사합니다.
우리의 죄성은 세상 끝날까지 훈련받으며 주님을 맞아야 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고난의 양이 숨이 막힐 정도였을 때에는 내가 죽어서 아들이 돌아온다 하여도 순종하겠습니다라고 고백하였던 것이 지금은 아득히 멀게만 느껴지니 말입니다...^^*
수연이는 하루도 하나님 없이는 살 수 없기에 눈물로 전화할 때도 있고 짜증을 낼 때도 있지만 그래서 하나님을 증거하는 입술로 삽니다.
점심 시간에 나로부터 시작되리라는 ccm을 틀어 달라고 방송반에 쪽지를 보내어
“다음은 ccm이 부릅니다. 나로부터 시작되리...” 라고 학생이 멘트를 날려 많이 웃었다는 크리스찬 선생님의 말을 들으며 찬양을 듣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딸의 울부짖음이 느껴졌습니다
중국 온 땅에 온 학교에 그 찬양이 울려 퍼질 때 감동하셨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며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주님! 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성령님!!!
평생 동안 주님을 찬양하고 싶습니다.
남은 생애 동안 우리 가족이 주님께 올인하길 소망합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셨듯이 말씀이 하나님이므로 말씀에 흠뻑 올인하게 하소서...
내가 세우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네 집을 세우겠다 하셨고
또 영원히 견고케 하시겠다 하오니 감사합니다...
저에게 맡겨진 작은 일들을 묵묵히 감당하면서
잠잠할 때와 말할 때를 분별하며
늘 깨어있는 지혜로운 자가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