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입었던 채색옷
작성자명 [안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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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09.23
암논의 하인이 저를 끌어내고 곧 문빗장을 지르니라
다말이 채색옷을 입었으니 출가하지 아니한 공주는
이런 옷으로 단장하는 법이라
다말이 재를 그 머리에 무릅쓰고 그 채색옷을 찢고
손을 머리위에 얹고 크게 울며 가니라 (삼하 13:18~19)
저는 남편을 고등학교 1학년때 교회에서 만났습니다.
초등학교때부터 봐온 부모님의 불화속에서
딸이 하나뿐이기에 엄마의 자리를 책임져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과
교회일로 바빠서 돈을 벌지 않는 아버지 덕분에
하고 싶었던 피아노에 대한 꿈을 접어야 했고
대학을 갈수도 없는 상황이었기에,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이 꿈이 없으니
무의미한 것 같은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기쁜 것도 없고, 슬플 것도 없고,
앞으로 긴긴 인생을 뭘 하며 살아야 하나... 막막했고
사랑없는 결혼을 했고, 어린 나이에 아버지에게 속았다는
엄마의 푸념과 그로인한 심한 우울증에 나중에는 정신줄을 잠시 놓으며
그냥 하하하 웃으며 다니는 엄마를 돌봐야했습니다.
학생회장을 하고, 반주를 하고, 주일학교 선생님도 하고 있었지만...
저와 하나님은 상관이 없고, 어딘가에 마음을 두어야 할지...
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없는것 같은 그때에 남편을 만났습니다.
등교하는 버스안에서 내 자리를 맡아주고
가방을 들어주고, 편지를 주고 받고, 같이 영화를 보고
내 얘기를 들어주고, 그 힘든 시간도 같이 보내니 잠시 잊을 수 있었습니다.
남편은 부모님이 이혼을 할때도, 그 부모님이 각자 불신재혼을 할때도
동생을 책임져야 할때도, 암 선고를 받은 엄마를 돌봐야 할때도
그 아픈 시간을 같이 있어주었기에 이길 수 있었습니다.
이 남편과 고등학교때 혼전성관계를 가졌는데,
율법으로 자란 저는 심한 죄책감속에 있으면서도
거절하면 이 사랑하는 사람이 떠날까봐 두려웠고,
내가 처녀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나는게 두려워 숨겼습니다.
처녀인척 채색옷을 입고, 친한 친구에게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21살 임신을 했을때도, 아무도 모르게 남편과 하나가 되어
책임지지 못할 자식을 낳는 것은 잘못이라며,
사랑이 아닌 다른 이유로 결혼하면 안 된다며,
아이 때문에 내 인생을 망칠 수 없다며 낙태를 선택했고,
낙태를 했을때도, 내가 당할 수치가 싫어서 아무일 없었던 것으로 넘겼습니다.
남편이 다른 여자를 사랑할때도
사랑만이 진리라고 외치며, 내가 선택한 길이 옳다고
조건을 찾아 결혼하는 사람들을 멸시하고 심중에 업신여겼기에
내가 믿었던 사랑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내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속으로 삭히며 넘겼습니다.
그렇게 지킨 자존심입니다.
그런데, 도저히 내 힘으로, 내 능력으로 숨길 수 없는 사건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잉태하지 못하는 불임의 사건입니다.
이 많은 노력으로 지킨 자존심이...
자식을 못 낳는다는 이유로, 자식귀한 집안에 시집가서
며느리라는 이름을 부여받은 날 부터 밟히고,
첩을 들이겠다는 어머니의 말을 듣기까지 무너졌습니다.
첨에는, 어떻게 나같이 착한 사람에게 이런 일이 올 수 있는가?
원망하고, 이대로 애 못 낳는 여자로 무시 당하며 살 수 없었고
그렇게 소원하는 아들을 꼭 낳아서 인정받고, 원수를 갚으리라 했습니다.
뭔가 길이 있고, 노력하면 할 수 있을거야! 하며
인공수정과 시험관아기 시술을 잡지에 응모하여 무료로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내 노력으로 만든 그 아이가 유산이 되고나서,
하나님 앞에 제가 아무것도 아닌 것을 알았습니다.
남편에게도, 압살롬과 같이 용서도 아니고, 드러내지도 않고
복수의 칼을 갈며, 내 젊음과 내 돈과 내 수고를 어떻게 이렇게 갚을 수 있냐며
그런데 는 너의 허물을 덮어주기까지 하는 착한 사람이라며 생색이 나서
남편으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말에도 인정하지 않으며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어기고, 내가 스스로 왕이 되어 남편에게 칼을 휘둘렀습니다.
목숨같이 자존심만 지키다가, 그 잘난 자존심 가지고 지옥갈 뻔 했습니다.
그런데, 도저히.... 내 힘으로 덮을 수 없는 불임과 유산의 사건을 주심으로
잊고 있었던 저의 죄를 보게 해 주시고,
드러내고, 그에 마땅한 수치를 감당하며 회개할 시간을 주시는 것이
감사합니다.
다윗의 아들... 내 인생의 결론으로, 내 죄를 보라고 주신 사건앞에
보이는 현상만으로 심히 노하기만 하는 다윗처럼
아무것도 되는 것이 없는 제 환경에 심히 노하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화가 나서 죽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사건의 본질을 바로보고
내 인생의 결론으로 온 사건이며, 내 죄에 비하면 인분을 쇠똥으로
감하여 주신 것이 깨달아지니
오늘을 감사로 살 수 있습니다.
아이를 주셔도, 안 주셔도
돈을 주셔도, 안 주셔도
그저 주어진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아침마다 눈 뜨면, 내 힘으로 살 수 없기에
주여~ 하고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는 인생을 사는 것이 감사입니다.
내 인생 최대의 사울이었던 남편이...
지금은 인생 최대의 동역자가 되어
이번에 목자 직분을 받았습니다.
코 수술로 힘들고, 지방으로 일을 하러가서 힘들텐데도
말씀을 보고 또 보고, 정리한 요약말씀을 읽고 또 읽고
내가 어떤 적용을 하고, 어떤 죄를 봐야 하는지
물어보고, 또 물어보는 오늘이 저는 제일 행복합니다.
내것이 아닌 채색옷을 입고 있을때... 너무 불편하고
누구한테 들키면 어쩌나 불안한 마음이었는데,
재를 머리에 쓰고, 채색옷을 찢고 입은 굵은 베옷이
수치를 감당하기로 마음 먹으니
세상에 이보다 편한 옷이 없습니다.
이제 청컨대 종의 집에 복을 주사 주 앞에 영원히 있게 하옵소서
주 여호와께서 말씀하셨사오니
주의 은혜로 종의 집이 영원히 복을 받게 하옵소서 하니라 (삼하7:29)
세상에 가장 큰 복이 두들겨 맞더라도 주 앞에 영원히 있는 것임을
알게 해 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