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룬 밤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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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08.11
2008-08-11(월) 에스더 6:1-13 ‘잠 못 이룬 밤’
너무 더워
잠이 오지 않는 밤이 며칠 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하수에로 왕은 왜 잠을 이루지 못했을까?
오랫만에 본 왕후가 너무 사랑스러워, 나라의 절반이라도 주겠노라
두 번씩이나 큰 소리 친 그 일이 걱정된 것일까?
어쨌든, 유다민족을 죽음의 위기에서 구출할 극적 반전은
‘죽으면 죽으리라’ 에스더의 결단으로부터 시작되는데
한을 품기도 하고, 결단을 하는 여자의 힘은 위대하여
오뉴월에도 서리를 내리게 하고
갑자기 예뻐져, 왕으로 하여금
나라의 절반을 바치게 만들기도 하는 등
그 모든 일들이 여자의 마음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습니다.
와스디와 에스더 중 누구의 미모가 더 아름다웠는지는 알 수 없지만
와스디는 아름다움이 빌미가 되어 왕후의 자리를 빼앗겼고
에스더는 아름다움을 무기로 왕후가 되더니
이제 민족을 구하기 위해 아름다움의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데
같은 아름다움에 사람의 마음을 담느냐
‘끝까지 살리리라’ 하나님의 마음이 들어오느냐에 따라
자신을 죽이기도 하고 민족을 구원하기도 함을 봅니다.
하나님은 가인을 사랑하사 저주를 선포하시되
끝까지 살리기 위해 가인의 표를 주신 것이라고
어제 주일 설교에서 목사님이 말씀하셨는데
그 말씀을 들은 지 불과 한 시간도 못되어
형제를 죽이는 쓴 소리를 하고 말았습니다.
결혼을 전제로 동업을 하는 자매와 함께
부부 목장에 나오는 한 형제가 있는데
무슨 일인지 몇 주째 목장 참석을 하지 않는 게 서운하던 차에
매주 준비하는 점심 식사에도 빠지는 게 못마땅하여
혼자 참석한 자매에게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고 말았습니다.
‘아직 안 헤어졌어요?’
지금까지 한 번도 두 사람이 결혼 문제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의견을 표한 적이 없었는데
어제 처음으로 헤어지기를 바라는 듯한 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교구별 수련회에 우리 목장에서
한 명도 참석하지 않는 건 생업 때문이라 쳐도
주일 점심에, 정성으로 싸오는 음식까지 외면하는 그 마음을 향해
인본적인 서운함을 그대로 내뱉고 말았습니다.
내 옆의 어떤 가인도 내가 죽일 수 없다고 하셨는데
오직 사랑으로 감싸주어야 할, 힘든 형제를
말로 죽이는 죄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더운 밤에
그 일까지 후회하느라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