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녀석이야말로 짝퉁이야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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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08.09
2008-08-09(토) 에스더 4:1-17 ‘그 녀석이야말로 짝퉁이야’
새벽에 딸이 들어오는 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베트남 단기 선교를 마치고 새벽 비행기로 돌아온 겁니다.
말이 단기 선교지, 관광 여행이라 생각하여
내심 가지 않기를 원했었지만
돈 때문에 그런다고 생각할까봐 말리지 못했고
그래서 떠날 때부터 시큰둥했는데
아내와 딸의 대화에 마음이 꼬여버렸습니다.
재미있었느냐, 맛있는 거 많이 먹었느냐...
관광 다녀온 사람에게나 할 법한 아내의 호들갑도 그렇고
엄마의 선물이라며, 유명 상표 가방을 내미는 딸도 그렇고...
좁은 마음에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건 짝퉁이야’
짝퉁이면 어떻고 진품이면 어떻다는 말인지
짝퉁이라 안 사온 것만 못하다는 말인지...
‘은혜는 많아 받았느냐, 많이 보고 배웠느냐’
상황에 맞는, 경건한 인사가 우선해야 한다는 율법적인 생각에
아내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내가
한 술 더 떠 유치한 감정으로
일주일 만에 집에 온 딸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했습니다.
‘아빠가 가방 전문가 아니냐? 아빠는 한 눈에 구별할 수 있어’
서먹한 마음으로 딸을 교회로 보내고, 혼자 큐티를 하는 중에
핑계를 대며 결단하지 못하는 에스더에게서 내 모습을 봅니다.
‘... 부름을 받지 아니하고 안 뜰에 들어가서 왕에게 나가면 오직 죽이는 법이요..’ (11절)
종족이 다 죽임을 당하면
자신도 죽을 것임을 미쳐 깨닫지 못한 에스더나
믿음 없다고, 경건치 못하다고 아내와 딸을 정죄하는 내 모습이
오히려 더 믿음 없고 세속적임을 간과한 내 모습이나...
에스더는 이내 깨닫고
죽으면 죽으리라’의 결단을 합니다.
그런데 나는?
깨닫고 회개까지는 하지만 돌이키지 못하게 하는
아직도 살아 움직이는,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음을 봅니다.
내 안에는 오직
죽었던 나를 살려주신 그리스도만 살아야 하는데...
내 안에 아직도 웅크리고 있는 나
그건 바로 가짜 그리스도인, 짝퉁임이 깨달아집니다.
그 녀석이야말로 짝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