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운고로
작성자명 [심다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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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5.03.22
2005/03/22(화)
요18:12-27
주 예수의 수제자인 베드로가 마침내 주 예수를 세 번 부인합니다. 예수님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까지 내 던지면서 주님을 따르겠다고 큰 소리쳤던 모습과는 너무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베드로의 모습이 바로 우리자신들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주님을 위해 살겠다며 그래서 아골 골짜기라도 복음 들고 가겠다고 큰 소리쳤던 자 아닌 자가 누가 있습니까? 우리 모두는 다 큰 소리쳤던 자들입니다. 그런데 왜 당당하게 주님을 바싹 따라가지 못하는 것일까요? 한마디로 그것은 고난이 싫어서입니다. 어떤 고난도 받겠다고 큰소리치면 칠수록 실상은 가장 고난을 싫어하는 가장 편하고 가장 쉬운 길로 가고자하는 역설적인 현상을 이곳에서 경험하였습니다. 이것이 나의/우리의 주님을 따르는 제자도의 솔직한 모습이며 현주소입니다.
저는 우리가 예수를 따라는데 있어서 우리가 만나는 환경도 매우 중요하다고 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침 오늘 말씀에도 베드로가 대제사장의 하속들에게 붙잡혀 수난 받고 계시는 예수를 보기 위해 뒤따라가다가 <날씨가 추워 종과 하속들이 서서 숯불을 피우고 있는 곳에서 숯불에 몸을 녹이다가(18:18) 예수를 세 번이나 부인하는 사건이(18:17/25/27)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주님을 따르고 싶은데 가까이 따르지 못하는 이유는 특히 해외에서 부닥치는 환경이 저와/우리에게 많은 작용을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조금만 몸을 움직이면 되는데 움직이기 싫어하는 나입니다. 조금만 참으면 되는데 참는 것을 힘들어하는 나입니다. 육체를 누구보다도 편안하게 길들이고 싶어 하는 나입니다.
베트남에 오기 전에 베드로같이 큰 소리쳤던 나입니다. 이런 저런 변명을 하면서 진정 십자가를 지지 못하였던 까닭이 생각납니다. 베드로는 주님을 세 번 부인했지만 저는 수없이 주님을 부인하였습니다. 이런 배은망덕한 종을 우리 주님 받아주시고 이렇게 예수사랑의 찬가를 부르면서 미력하나마 주님의 공동체를 세우는 일에 전심전력할 수 있는 은혜주심을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내 힘으로 내 의지로 주님을 따라갈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를 결박하고 있는 사람들 앞에서 예전처럼 저항하지 않고 그대로 결박당하기로 결심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18:24). 주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내가 주님을 따르는 것이 아니고 내 안에 계시는 주께서 주 당신을 따르도록 인도하여 주십니다. 감사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