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연장전
작성자명 [오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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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07.03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려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27절)
간 밤에 퍼부은 천둥과 함께 내린 비로
아침 공기가 상큼하다 못해
와닫는 싸늘함이 마음을 맑게 합니다
넉달 몫의 학기를
여름학기 두달안에 하느라
바삐 돌아친 시간들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
질질 끌려 보낸 듯한 시간들 같지만
그 속에서 세밀하게 간섭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밖에 할수 없음과
가을 학기까지의 두 달의 여유를 맘껏 누리며
처져 있던 말씀들
미루었던 기도들을
우물속 깊은 곳에 두레박내려
넘치게 퍼어 담아 올려
느슨해지고 무뎌진 내 죄 보기에
예민해지기를 하나님께 간구합니다
이 어인 은혜인지요
이 미련한 걸 택하여 주심이..
각자의 인생은
삼류 소설속의 주인공이 되어
밤새 눈물 콧물 쏟으며 풀어 헤치면
애닯지 않은 사연이 누군들 없을까마는..
사 자 붙은 조건만으로 했던
첫 결혼 2개월 만에 쪽내고
그 때 태중의 아이
예수도 모르던 이 죄 많은 나 땜에
자연 유산되어
지금도 아주 가끔은 어떤 아이였을까
싸한 아픔으로 저밀때가 있습니다
2년만에
내 눈에 눈물 없애주마 약속한
헛된 것에 속아
그런줄 알고 무지로 했던 재혼
근 20여년동안
남편의 알콜 중독으로 하나님을 만난 시간들이
이시간 영상돌아 가듯 흑백 필름으로 돌아갑니다
하루 하루 보냈던 시간들의 대부분이
술먹고 운전하면 어떻하나
상대라도 다치면 이제 인생은 막장이라
노심초사 하며 오늘 하루도 무사히..라는 말이
절절했던 시간들이었음에도
세번의 음주 운전
그럼에도 그런 벼랑끝에서
누구하나 다치지 않고 지켜주었던
하나님께서 죽으라면 죽는 모양이라도
해야 할 아무할 말 없는 인생입니다
술 먹는 날은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낫지
밤새 볶이며 가슴을 움켜졌던 시간들
맨 발로 #51922;겨나
갈곳없어 헤메이던 시간들
하나님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가난함과 애통함으로
내쳐주신 시간들이
지금은 그리 감사 할수가 없습니다
남들은 쉽게도 사는 집
어렵스레 마련한 집을
그나마 내 것 아니라고 앗아 가시고
다 말라 쫄아 붙은 가슴에
무엇이 더 남아 있다고
파산 선고까지..
이젠 압니다
빚을 탕감해주져서
새 하얀 백지에
새로이 창조 하시는
하나님의 구속사였음을..
혹여 아이들 우상만들까
두 아들놈들 백화점에서 옷 훔쳐주어
이 엄마 눈물로 아들 앞에서
엄마가 잘못했다고
아들 끌어 안고 대성 통곡하던 그 때
머리 좋은 큰아이
적당한 때에
공부 안하게 하시어
내 형편에 딱 맞는 대학에 보내주신 한량 없는 은혜..
음란의 골짜기에서 헤메이던 시간들
물질의 자유함을 주시고
아이들을 우상 삼지 않게 하시고
하나님만 바라는 삶으로..
세상 사람들에겐
미련하다 싶은
인생의 전반을 그렇게 끝냈습니다
이젠 제 2막을 여는 내 인생의 후반전..
여전히 남편의 술은 일주일에 닷새지만
죽기밖에 더 할까 하는 죽을 각오와
구원 받지 못한 남편 앞에 죽기까지의 각오는
두려움도 어떤 원망도 이젠 없습니다
토요일에 박터지게 싸워도
주일에 교회가는 자신이 기적이라고 고백하는 남편이 되었습니다
이 엄마 심심할까 간간히 양념쳐주는 작은 아이
지 또래 아이들과 호텔에서
술파티를 했다는 일에도
술 마시는 아빠인데 오히려 안 그런것이 요상하지
삶의 결론이니 그저 담담합니다
미국에서 가장 경기가 안 좋다는 이곳
남들은 이제야 물질의 어려운 문제 푸느라 허덕이는데
이미 모든 어려운 시험문제를 통과해
홀가분한 이 여유자적함에 감사가 절로 나옵니다
나로 이만치 자라게 하려
수고 해준 남편 아이들 그리고 환경
세상에선 미련한 것들로
하나님을 깊이 만나게 하시고
더 알게 하시고
난 아무것도 아닌
티끌에 불과한
그저 하나님 입김하나에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임을 고백합니다
요즈음 저는..
내게 주신 약방의 약들로
다른 사람을 살리는 일로 즐겁습니다
이리 신이 날수가 없습니다
부에 완벽한(?) 남편으로
더 이상 바랄것 없던 언니가
막내 아들이 속썩여 주는 일로
물질로 어려움에 처한 지체의
고통을 들어 주는 일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내 수치를 오픈하고 약함을 인정하며
내가 겪은 약재료로 처방을 해줍니다
공짜로 날 쓰지 않으셨던 주님이
공부하는 틈새에도
그 속에서 다른 사람 살리는 쉼을 맛보게 하시며
주님을 만나게 하는 다리로 이어주시는
전반전이 그랬듯
인생의 후반전도
하나님께 온전히 맡길수 있기를 간구하며
혹여 구원 받지 못한 남편이
후반전에 구원 받지 못했었을지언정
연장전에라도 구원 받을 수 있게 되리라
지금까지 나와 함께 하셨던 그 믿음으로 믿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