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여 나를 불러 올려서..!
작성자명 [송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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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06.26
네가 어찌하여 나를 불러 올려서
나를 성가시게 하느냐 (사무엘상28:15)
시골 엄마 집에 들어서자
일생 피부 접촉을 모르고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던 엄마는
내 목을 끌어안고 크게 통곡을 하십니다.
일순 나도 엄마의 경각간의 암이란 가진단이
현실의 무게를 담고 가슴 한켠을 강타해옵니다.
익산에 사시는 (넷째 )이모와
남원이모(여섯째, 막내)가 앉았다가
딸이 오니깐 왜 우느냐고 인사를 대신합니다.
군산에서 작은어머니가 직송한 조기와 더불어
삼나물, 깻잎절임 등 전라도 세 할머니의
못말리는 솜씨를 입맛으로 확인하며, 여전한 끼니를 챙기고 있는
내가 야룻합니다.
엄마에게 수술 해야 하니 엄마도 잘 드시라고 하는데,
그렇게 말하는 것이 나의 죄책인지,
염치를 씻으려는 것인지 헷갈립니다.
어제야 말로 목사님 수요 큐티가 간절히 사모되었지만,
겁많은 엄마가 이틀 째 암진단의 불확실성 속에서 밤을 견딜 생각을 하니,
아들 강아지(!)의 시장을 봐주고 주방 청소를 해두고 오니
벌써 수요 예배 저녁 시간입니다.
시골 고향의 십자가를 향해
논의 수면위에 손바닥 만한 크기로 모들이 나란히 나란히
춤추며 합창하는 길을 엄마의 심정을 따라 비감해집니다.
50여년의 역사 만큼이나 깨끗하고 잘 다듬어진 교회에
40대 중반의 성우처럼 나직하고 부드러운 목사님의 인도로
3구역 식구들이 찬양을 드리는 차례입니다.
몸빼를 입고 칠십이 넘어 그 이상의 팔십의 고향 어르신들이
가만히 있어도 허리가 90도로 굽었는데,
무거운 찬송가를 펴고 찬송하는 동안
허리가 땅에 닿을 듯 위태위태합니다.
60대 정도의 청년(!) 어르신 두 분 정도와
30여분의 호호할머니 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는 동안,
엄마는 목사님 설교를 한 마디도 안 빼놓으시고 들으시고
몇 장 몇 절 귀절을 부지런히 따라가십니다.
예배가 다 끝나고도 기도를 드리던 엄마는
모든 성도가 나간 것을 본 다음
목사님께 기도를 청합니다.
목사님이 50:50이란 확률에
1%의 가능성도 하나님이 역사하시면
나으니 그만 울음을 그치시라고 하시고,
나는 김양재 담임 목사님이 생각 납니다.
아직 해보고 싶은 사역이 많으실 터인데,
노인들을 모시고 시골에서 사역하시는
고향 목사님의 수고가 크게 마음에 와 닿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주차장에 차가 두 대가 보였고,
엄마가 깜짝놀랍니다.
누군가 교회에 남아있는 것 같은데,
큰일이 났다는 것입니다.
내일이면 소문이 동네방네에 다~ 날 것이라 걱정을 하십니다.
암이라고, 이제 죽게 되었다면
그 순간부터 동네 사람들이 발 길을 끊고
아는 체를 안 한 다는 것입니다.
면 단위에서 가장 큰 동네였던 우리 동네만도
내 또래 여자 아이들만 아홉 명이 자랐었는데
이젠 빈 집들이 태반이요, 그 중 사는 집도 홀로 할머니가
지키시는 적막한 동네가 되어
개구리 합창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번식으로 충만할 시기가 그새 지났나 봅니다.
무릅이 아파서 입원했다가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하나 고민하는
익산이모와 엄마인 두 언니들에게
평생 물 묻히는 것과는 상관없이 살아 온 예순 셋인 막내이모가
모닝 커피까지 대령합니다.
내가 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눈짓으로 말리며 익산이모는
막내이모가 위세가 대단하다고 뭐라 불평하면
10년 세월이면 어딘 줄아느냐고 짐짓 나무라시는
세 자매들의 아웅다웅 쉴 사이 없는 떠드시는 모습이
보기에 즐겁고 감사합니다.
아침 차를 마시며 얘기 도중에
저승사자로 내려오는 저 세상으로 간 남편들이 꿈에 보일 적마다
어떻게 쫓는지가 (?)주제가 되었습니다.
냇가 건너 사나운 성질의 광주댁 할머니는
남편이 돌아가시고 나서
살아 생전에 날마다 술마시고 오면 쫓아내면
헛간이나 어디서 자고 들어오던 남편이
죽은 후에 옥상으로 올라가고 있는 저벅저먹 걸음 소리가 진짜로 들리기에
그럴적마다 대차고 성질 있는 광주댁은 바가지에 소금을 들고
그 밤에 옥상에 올라가 소금을 뿌리며 평생에 괴롭혔으면 고만 좀 하라고
악을 쓰며 쫓는 다고 하는 엄마의 말에
평생 부자집 장자로 하는 일이라곤
술마시고 막내 이모를 괴롭히는 일이 업이었던
막내 이모부가 삼년 전 돌아가시고 난 이후론는
시어머니와 더불어 꿈에 나타나곤 하기에
아파트 계단에 소금을 뿌려서 앞에 사는 이한테 한소리 들었단며
묘를 잘 못써서 그런 것 같다고
아예 태워서 없앨거라고 밤중에 깨어 소리지른다는 것입니다.
그런자 익산이모는 저 세상 간 사람한테
그렇게 해꼬지 하는 말하면 안된다며
익산이모는 이모부가 꿈에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보일 적마다
이모를 데려가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그럴 적마다 소변을 바가지에 누워 그 소변을 현관에 뿌려대고
매운 고춧가루를 뿌려대기도 하고
베게에 칼을 베고 몇 년을 보내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엄마가 꿈이 뒤숭숭하면은
성경을 머리맡에 두면 괜찮았다며
예수믿으면 그런 거 저런거 보이지 않게 된다며
네들도 예수믿으라고 소리지르니 잠잠히 두 동생이 듣습니다.
신접한 두 이모들에게 옆에서 듣고 있다가
이모들 예수믿으라고 하니깐 언감생심 씨알도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