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비라도 내려 주셨더라면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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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06.26
2008-06-26(목) 사무엘상 28:3-25 ‘차라리 비라도 내렸더라면’
사무엘의 죽음으로 다윗의 홀로서기가 시작되었는데
시작부터 길을 잃은 다윗이 이스라엘 땅을 떠나니
기름 부음 받은 왕의 사명을 스스로 버리고
다윗의 훈련을 위한 몽둥이로 살아온 사울의 역할도 끝이 납니다.
그러나 연출자의 뜻을 모르는 사울은
끝까지 무대에서 내려오기를 거부하며
신접한 여인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지만
그 여인의 역할은 그를 무대에서 끌어내리는 일이었습니다.
비로소 무대에서 내려오는 사울의 뒷모습이 쓸쓸하기만 합니다.
25 ... 그 밤에 가니라
날이 새면 착한 아들과 함께 이 땅을 떠나야 합니다.
19 ... 내일 너와 네 아들들이 나와 함께 있으리라
어제 저도 쓸쓸한 밤길을 걸어 집에 왔습니다.
수요 예배를 드리러 교회에 가기 전
은마상가에 들러 목장 예배 때 먹을 떡을 사고
버스 정류장에서
어떤 목원의 누님을 만나 이런 저런 애기를 하던 중
고난이 없는 게 고난이던 그 지체에게 작은 고난이 생겼음을 알게 되어
위로의 인사와 함께
목장 예배에 꼭 참석하기를 바라는 당부의 문자를 보내고
예배를 마친 후 예배당 앞에서
목장 예배 장소로 함께 이동할 지체들을 기다리는데
부목자 부인 집사님으로부터, 참석을 못한다는 통보를 시작으로
문자를 보냈던 지체도 몸이 아파 집으로 갔다는 전화가 오고
지방 출장으로, 태닝 손님 때문에, 시위에 참가해야 하는 권찰까지...
일단 예배 장소로 이동하려 했더니
어제는 마침 남편 집사가 11시 이후에 퇴근하는 날이라
아이들도 잠든 늦은 밤에
다른 지체도 없이 부인과 단둘이 기다리기도 그렇고...
부권찰님이 예배를 위해 준비해왔다가
아픈 남편 때문에 그냥 집으로 돌아가며 건네 준 호박죽을 들고
성경과 떡이 든 가방을 메고 밤길을 걸었습니다.
대치동을 지나 센트레빌, 렉스빌, 타워팰리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들을 차례로 지날 때
비단치마 속의 넝마를 생각하며
그렇게 밤길을 걸었습니다.
장마철이라는데, 장마도 아닌 것이
시원하지도 않은 밤공기가 후텁지근하기만 했습니다.
차라리 비라도 내려 주셨더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