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16일 화요일
신명기 31:24-29
“천년의 사랑”
죽음을 앞둔 모세의 간절한 소망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서 잘 정착하는 것이었다. 수개월에 걸쳐 하나님만을 섬길 것을 거듭해서 설교하였다. 이제 자신이 세상을 떠나기에 바로 직전, 비장한 목소리로 슬픈 내일을 전하고 있다. 그들이 등 따습고 배부를 때, 하나님을 버리고 세상의 다른 신들을 섬기게 될 것이라는 뼈아픈 내일에 대한 이야기였다.
천년의 시간이 흐른 후, 이스라엘의 멸망과 각 나라로 뿔뿔이 흩어질 것이 모세의 눈에 보였다.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종말을 예언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 잊어서는 안 될 노래를 가르친다. 슬픔의 땅에서 부르는 노래였다. 그들에게 남겨진 그루터기였다. 밑둥치만 남은 나무에서 새로운 싹이 올라오는 것처럼 끊어질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노래하는 것이다. 다시 돌아오라고 그리고 기다리겠노라는 하나님의 사랑이야기이다. 천년의 사랑이었다.
모든 율법의 말씀을 책에 써서 언약궤 곁에 두게 했다. 언약궤 안에는 지난 40년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을 먹이신 만나가 들어있었다. 세상 사람들은 떡에 취해 살아가지만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님을 가르치셨다. 하나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아가는 백성들이었다. 하나님의 권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아론의 싹 난 지팡이가 함께 들어있었다.
반역의 상징이었다. 레위 자손 중 고핫의 손자인 고라, 르우벤 자손인 단과 아비람, 족장 250명이 무리를 지어 모세와 아론에게 반기를 들었다. 하나님께서 주신 권위에 도전했다. 모세의 지도권과 아론의 제사권에 대해 레위인 누구라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12지파 지팡이에 이름을 적어 언약궤 앞에 두게 하셨다. 아론의 지팡이에만 싹이 돋고 잎이 나며 꽃이 피어 살구 열매가 열렸다. 이 반역으로 인해 수많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죽어야만 했다. 그러므로 아론의 지팡이에는 반역의 추억이 새겨져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은 나무에서 꽃이 피었다는 것은 앞으로 있게 될 주님의 부활을 예고하신 것이다. 죽음 너머에 새로운 나라를 건설 하셨다. 하나님 나라이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과 맺은 첫 언약인 십계명 두 돌판이 함께 언약궤에 들어있었다.
두 돌판 역시 반역의 추억이 새겨져 있다. 출애굽 후, 호렙산에 올라간 모세가 40일 동안 그들의 눈에서 사라지자 아론을 부추겼다. 금송아지를 만들고 애굽에서 인도해내신 하나님이라고 외쳤다. 광란의 시간이었다. 이러한 반역 위에 다시 만들어진 두 돌판이었다. 그러고 보니 언약궤는 반역의 역사궤인 셈이다.
그 언약궤 옆에 율법서가 함께 두라고 하셨다. 언약궤의 무게만큼 큰 의미를 부여하신 것이다. 그리고 온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을 불렀다. 모든 장로와 관리들이었다. 그들의 귀에 다시 들려졌다. 그리고 모세는 최종적으로 이스라엘 백성의 멸망을 예고하신다.
별난 인생들의 실패는 당연지사였다. 이스라엘의 별명이 목이 곧은 백성이었다. 그들의 실패를 이미 염두에 두셨다. 멸망의 땅에 주님이 오셔야만 했다. 친히 하나님께서 십자가를 지셨다. 아론의 싹난 지팡이였다. 못 박으라고 외쳤다. 반역이 절정을 향하여 치달았다. 반역의 땅에서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셨다. 오늘 우리가 부를 노래는 ‘주님 다시 살아나셨네.’이다. 그것은 절망의 땅에서 부르는 희망의 노래이다. 이것이 은혜이다. 천년의 사랑을 노래하는 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