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하기를 쉬는 죄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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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05.28
2008-05-28(수) 사무엘상 12:19-25 ‘회개하기를 쉬는 죄’
비가 내리는 꿉꿉한 새벽, 더 자야 할 잠을 깨운 건
손이 닿지 않는 등의 한 복판에 찾아온 가려움이었는데
내가 곧잘 하던 일, 곤히 잠든 아내를 깨워
등 긁어달라고 쓰던 떼를 오늘은 부릴 수 없어
침대 모서리에 등을 비비며
혼자 몸부림을 치다가 잠이 깨고 말았습니다.
요 며칠, 내가 한 일을 다 아시는 하나님이
가족들이 일어나기 전에 당신 앞에 무릎 꿇고
더 늦기 전에 회개하게 하시려고, 그렇게 잠을 깨우셨나 봅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는 데카라트의 명제를 패러디하여
나는 냄새난다. 고로 존재한다. 고 외치며 등단한 어떤 여성 작가의 소설이
독일 사회에서, 포르노와 페미니즘에 대한
열띤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인터넷 기사를 보며
나는 무엇으로 존재하는가에 대해 잠시 생각하다가 잠이 들었는데
말씀을 묵상하는 중
죄에 악을 쌓아가는 내 모습을 떠올리곤
나의 ‘성찰’과 결단의 장에 명제 하나를 적었습니다.
나는 회개한다. 고로 존재한다’
엊그제, 그리고 어제까지 아내를 힘들게 했습니다.
그것도 돈 문제로...
언제부터인가, 아내에게 돈 관리를 맡긴 이후로
아내는 항상 도깨비 방망이를 가진 사람으로 착각하며 살다보니
사업이 망한 후, 내 빚 갚느라
외줄 위를 걷듯, 외발 자전거를 타듯 살아온
삶의 불편과 고통은 온전히 아내의 몫이었습니다.
이사를 가야 하니, 당연히 아내가 챙겨야 한다는 생각만 했지
빚 갚느라 모을 틈이 없었음을 모르지 않으면서
그동안 벌어서 뭐했느냐고 억지를 부렸습니다.
돈에 자유한 척, 돈 관리를 아내에게 맡기고
없으면 없는 대로 살 수 있다고, 좁은 집에서 사는 게 어떠냐고
살 비비며 사는 게 얼마나 좋으냐고, 거룩한 척하며 살아왔는데
내 안에 가득한, 아직 버리지 못한
돈을 왕으로 섬기는 내 악한 모습을 들키고 말았습니다.
19. 모든 백성이 사무엘에게 이르되... 우리의 모든 죄에 왕을 구하는 악을 더하였나이다
아직도 되었다함이 없는 모습으로
그동안 지은 죄에 악을 더 하며 살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이제, 회개하지 않으면
내가 존재할 이유가 없음이 깨달아짐에
아내에게 용서를 빌며
아버지 앞에 회개하기를 원합니다.
거룩하지 못해도 가장 진솔한 모습으로
아버지 앞에 무릎 꿇기 원합니다.
선하고 의로운 모습을 보여줄 삶은 없지만
회개하기를 쉬는 죄를 여호와 앞에 결단코 범하지 아니하기를
아버지께 간절히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