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작성자명 [박종열]
댓글 0
날짜 2008.05.17
2008-05-17(토) 사무엘상 4:12-22 ‘길’
13. 그가 이를 때는 엘리가 길 곁 자기 의자에 앉아 기다리며
그 마음이 여호와의 궤로 인하여 떨릴 즈음이라...
제사장이기 전에, 엘리도 한 인간이고 아비이기에
자식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도
법궤를 지키지 못하여 백성들을 잘못 된 길로 인도한
제사장의 책임을 면할 수 없음을 알기에 마음이 떨렸을 겁니다.
제사장으로서 사명의 길을 걷던 엘리는
영광을 뒤로 하고 몰락의 길을 걷다가 길에서 죽음을 맞이합니다.
엘리가 어떤 연유로 잘못 된 길을 걷게 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초달을 차마 못하여 아비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결과가
하나님을 멸시하는 죄로 이어져 오늘에 이르렀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엘리의 길을 묵상하며 지나온 내 길을 돌아보니
나 역시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의 이 길은, 한참을 돌아오기는 했어도
꼭 해야 할 수고를 하며 걸어온
감사의 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젊은 시절, 내 앞에 펼쳐진 많은 길 중에
내가 가기를 원한 길은 출세가도(出世街道)였습니다.
하나님을 멸시하기까지 하며 그 길을 소망했지만
그 오랜 세월, 내게 받으신 멸시를 참아주신 하나님이
이제야 말씀으로 내가 가야 할 길을 보여주시니
그 길이 바로 구원의 길이며
그 길을 헛된 소망으로, 내 열심으로 가려했던 몇 십 년 세월은
하나님이 계획하신
구원의 준비 기간이었음이 깨달아집니다.
그 길을 함께 걸어준 육신의 형제와
말씀을 듣는 구조 속에서 내 손 잡아준 말씀의 형제들
그리고 항상 내 곁에 있어준 아내와 아이들...
그들이 있었기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께 감사해야 합니다.
엘리와 같이 길가에 앉아
회한만 남은 가슴에 헛된 소망을 품지 않게 하시고
내가 가야 할 길을 분명히 알게 하시는 아버지께
온전한 마음으로 감사해야 합니다.
돌아오느라 많이 늦었지만
지금의 시간이 소중하고
더 소중한 시간이 내 앞에 있음을 깨닫게 하시니
이제, 좌로도 우로도 치우치지 않고
가라 하시는 그 길을 내 십자가 지고 가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