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작성자명 [박종열]
댓글 0
날짜 2008.05.09
2008-05-09(금) 베드로전서 5:1-14 ‘편지’
고기 잡던 어부가 사람 낚는 사도가 되어
이 천 년 전에 쓴 편지가 오늘도 나를 양육하는데
오늘로 끝나는 그 편지를 읽으며, 과연 나는 누구에게
어떤 편지를 남길 수 있을 까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어제, 두 장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점점 더 하나님 앞에 바로 설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저의 부모님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로 끝나는 딸의 편지와
‘비록 최고가 되지 못하더라도, 물려주신 신앙만큼은 반드시 지켜
이 땅의 시민으로서도, 하늘나라 시민으로서도 부끄럼 없이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로 끝나는 아들의 편지...
나도 편지를 써야 했습니다.
이 땅 반대편에 계신 어머니께, 어제 하루 만이라도
내 자식들이 내게 전한 감사와 다짐으로 끝나는
편지를 드렸어야 했습니다.
나는 자식들에게 보여준 게 없는데
그래서 매일 부끄러운 아비로 살아가는데
나를 양육으로 이끄는 자식들의 편지를 읽으며
가르침은 배우는 것이라는 말씀이
하나도 틀리지 않음을 깨달았습니다.
이 모든 게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무능한 아비, 불효한 자식을 사랑하사
이 천 년 전에 보낸 사도의 편지로 가르치시며
오늘도 말씀을 듣는 구조 속에 살게 하시고
그 말씀을 나눌 공동체를 허락하시어
세상에서 당할 부끄러움마저
당신의 백성 되는 조건으로 삼아주신 하나님의 은혜...
그 은혜를 전하는 편지를 쓰기 원합니다.
그 편지에 부끄러운 나를 담아
부끄러워 하나님 앞에 서지 못하는
형제들을 살리는 약재료 되기 원합니다.
‘사랑하는 형제들아’ 애통하게 부르는 사도의 가르침대로
내게 붙여주시어 구원으로 인도하라 명하신 형제에게
사랑의 편지를 쓸 수 있기 원합니다.
내 자식도 중요하지만
더 귀한 형제가 있음을 깨닫기 원합니다.
그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더 많이 기도할 때
그 사랑, 그 기도가 내 자식에게 돌아옴을 깨닫기 원합니다.
손주들의 부쩍 자란 모습을
내년 이맘때는 어머니께 보여드릴 수 있기를
아버지께 간절히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