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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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05.05
2008-05-05(월) 베드로전서 3:1-12 ‘아내’
‘아내는 예쁘고 가냘펐다.’
외할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오래된 앨범에서 찾아내어
딸아이가 자신의 휴대폰에 담아온 아내의 어릴적 사진을 보며
그동안 잊고 있었던 기억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곤색 원피스 근무복을 입은 아내를 처음 보던 날
같은 여자인 누님도, 아내가 한 송이 수선화 같다며
성품도 그럴 거라고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뱃살도 넉넉해지고 눈꼬리도 밑으로 향하여
평범한 중년으로 변해버린 지금의 모습은
피할 수없는 세월의 흔적이겠지만
맑은 눈망울이 슬픔의 빛을 머금게 만든 건
잔잔한 미소에서 진한 페이소스가 느껴지게 만든 건
전적으로, 강퍅한 남편의 책임임을 고백합니다.
‘...연약한 그릇이요 또 생명의 은혜를 함께 이어받을 자로 알아 귀히 여기라...’(7절 전)
연륜으로 쌓이는 세월의 흔적이야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만
강퍅한 남편으로 인해 마음속에 자리 잡은 쓴 뿌리는
내 죄의 기록이자 생생한 증거일 뿐입니다.
어제, ‘길이 참으라’는 제목의 주일 설교를 들으며
무엇을 참아야 할지 곰곰이 생각하는 중에
엊그제 가족 예배 때 기도한 대로
강퍅한 입 닫고 사는 일 하나라도, 온전히 실천할 수 있기를 빌며
동료 목자들 앞에서 다짐했습니다.
‘이는 너희 기도가 막히지 아니하게 하려 함이라’(7절 후)
나 혼자 구원의 길을 갈 수 없듯이
나 혼자 기도해서는 안 되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해주시니
내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아내의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함께 기도하기 원합니다.
세월의 흔적으로 주름살이 늘어가도
기도하는 모습 속에서 점점 아름다워지는
아내의 모습을 발견하기 원합니다.
눈물로 드리는 기도 속에서
먹보다 더 검은 내 죄가 씻겨지기 원합니다.
남편에게 귀히 여김 받음으로
남편과 한 마음 되어
남편과 한 방향을 바라보는 아내 되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