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금요예배] 예수께서 숨지시니라 (마가복음 15:33-41) - 김석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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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된 자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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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명
[송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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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날짜
2008.05.05
아내 된 자들아 이와 같이 자기 남편에게 순복하라
이는 혹 도를 순종치 않는 자라도 말로 말미암지 않고 그 아내로 행위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게 하려 함이니(베드로전서 3:1)
도로가에 나서니, 뒷목이 시리다.
방에서 울고 웃을 때의 더운 열기로 흘러내린
발목 아래 걸친 스타킹이 이제야 자각된다.
사람들이 오가는 도로에서 경건 귀부인 체면에 구푸려 이제 신어 올릴 순 없다.
긴 스커트를 바람막이로 우산 하나에 목장식구들과 어깨를 붙이고 오종종거리던
나는 훼밀리마트 가게에 들어가 우산 하나를 샀다.
역시 오늘은 장에서 쓸쓸히 누워 지낼 그 연두 빛 스카프를 꺼내 목에 감아야 했다.
추적추적 흩뿌리는 주일 저녁의 빗줄기가 우리들의 아쉬움 마냥
작별 인사를 대신한다.
서너 정거장이면 집에 도착한다고 분명 남편은 그랬는데,
공항버스는 봉은사 쪽으로 좌회전해 꺽어 들어간다.
잠깐이면 강변도로로 나갈거야..!
짐짓 생각하며 비로소 TV의 괴소리에 귀가 먼저 놀라 깨인다.
요즘 인기라는 두 연예인 여성이 캄캄한 밤거리에서 괴물의 출현에
비명을 지르며 ‘으아악~ 악 악’대는 것이
서너 사람 앉아 있는 휑한 버스 칸을 가득 채우고 내 고막을 때린다.
어제 남편이 무심히 눈길을 주고 있던 심야토크쇼를 잠시 스치다 보았을 적엔,
젊은 처자 개그우먼을
잘 생긴 총각 배우에게 뽀뽀를 하게 하고
까르르~~ 방청객의 억지웃음이 이어지더니,
이젠 두 젊은 처자들을 밤거리로 내몰아 혼비백산하며 달아나는 모습을
즐겁게 감상하라는 건가? 운전하시는 기사님에게 볼륨 소리를 낮춰달라고 부탁할까 하다가
숫제 맨 뒷자리로 가서 앉는다.
그리고
이내 나는 속이 메슥거리기 시작하고 토할 것만 같다.
차멀미구나..! 미치겠다...
이 버스는 대체 어디로 향하는 것인가?
고속버스터미널까지 가는 동안 강남도로를 #54995;어
그 한사람이라도 찾아 태워보겠다고
작정이라도 한 듯이 비 뿌리고, 주말 연휴로 막히는 도로를
엉금엉금 가다서다 반복하고 낮은 기압으로 차내의 석유 기름 냄새는 진동하고,
두 여성의 비명소리는 뱃속의 내장을 다 뒤집어 놓기엔 충분한 조건이다.
여기가 어디인가?
동네 이름이 적힌 간판을 찾는 눈길에 아는 의사선생님의 병원 건물이 시선에 잡힌다.
그 산부인과가 여기 있구나..!
암을 이긴 의사 선생님의 병원이 여기있구나!,
저 혼자 반가운 마음에 이어
이어 항암 투병하는 환자들과 그 길을 갈 지체로 가슴이 싸아해지고
무심했던, 잊어 버리고 있었던 오심(nausea), 구토(vomiting)로
13층에서 뛰어내리는 것이 낫겠다고 미칠 것 같았던 내가 보인다.
사람이 참 간사하다
그렇게 힘든 길을 가는
풀무불의 지옥같은 고통속에서 이를 갈아대도,
아무것도 소용이 없던 그 처절함을, 나는 체휼해 내고 있을까?
오늘 교회에서의 지체들의 아픔을 제대로 체휼은 했던가?
웨웩대며 나는 절망하고 무심했던 나로 구토증이 외려 시원하다.
남편과 함께 앉아있었던 자리에서 덜 할까 싶어 다시 찾아간 자리까지
선풍기 바람은 뒤 쫓아와 알레르기와 독감으로 할 일을 다하기 위해 애쓰는
바람에 민감한 뒷목의 통제센터를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예배동안 식은땀을 흘리다 다 마치지 못하고 일어서서
밖으로 나오는데, 뒤따라 나오는 남편의 걸음이 절름거린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이후 부쩍 나이 들어버린 남편은 묻는다.
오늘은 목장예배 쉬는 게 어떻겠냐고? 집에 데려다 주겠다고!
‘아니야..! 집에 가면 뭐해? 목장예배 드려야 돼’
벽제요양원에 어제 모신 시어머님께 가는 길을 조심해서 다녀오라고 남편을 보내며
추웠다, 더웠다, 들썽이는 몸을 가라앉히는데,..
이어 예배 마친 성도들이 쏟아져 나온다.
날마다 큐티나눔에서 ‘향수’곡을 듣고 있다고,
향수병을 앓는 울 부목자님을 소개해주며 집 나간 남편과 그 여자가 왜 다시
잠잠해졌는지 묻는 집사님에게 그럴 듯하게 두가지 이유를 들어
무엇이라도 다 알 고 있는 척척박사 마냥 기다렸다는 듯이 설명해주니,
제대한 아들마저 알바를 뛰느라 교회에 안 오고 있다 한다.
여전히 같은 목장이었으면 이 아들을 나는 교회로 끌어올 수 있었을까?
잠시 자신에게 물음표를 던지는 나를 애써 강하게 도리질을 한다.
아직도 송명숙, 정신 못차리고 있구나..!
이렇게 바람처럼 허깨비처럼 마른 뼈가 되어져도 그 한 열심은 여전하니?
내가 생각해도 내가 징글징글하다.
홍콩으로 날아가 버린 남편으로 땅끝 마을까지 마음이 내려간 지 7년여 째,
이제야 시어머님이 쥐어준 남편의 전화번호를 받아들고
전혀 어울리지 않고 마시지도 못하는, 백세주를 어제 두 병이나 마셨다고
이쁜 얼굴이 많이 상한 자매가, 울 목장의 지체가 잠시 볼일을 보러간 식탁의자에
털썩 주저 앉아 눈가가 그냥 짐짐해지도록
너무 감사하다고, 7년 여의 막막한 그 세월들을 어디서부터 풀어낼까 고민하지 않아도
그냥 오늘의 얘기만 해도 되는 우리들이 있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이런 모든 일이 자신에게는 마땅하다고
그런 남편마저도 언제부턴가 기다리고 있는 내가 악하다고 ..울며, 웃는다!
이제 한 술 숟가락을 드는데, 목장으로 방울토마토를 씻어 나르던
집사님을 발견하고
또 한바탕 막간에 수다가 벌어진다.
골수이식한 조카가 어제 TV를 보기도 했다고, 환한 얼굴로 말하는데,
경험한 나는 말한다. 이제 부터라고, 이제부터 기도해야 한다고,
여러 가지 숙주반응과 골수가 생착이 잘 되려면 이제부터라고,..
목장식구들과 함께 앉아 예배드리려는데,..
한 분 한 분, 모두가 내 골사발을 흔들기는 커녕
자기 죄를 잘 보고 오히려 목장에 은혜를 끼치는, 식구들을 대하니,
나는 웬지 호호 ㅎㅎ, 자꾸 웃음이 난다.
영어매일 성경으로 꼬브라진 콩글리쉬를 한 마디씩 하는 것은
아메리탐 드림으로 경건 귀부인인 집사님 때문이라며 낄낄
유쾌하게 장난기 마저 발동하니 자못, 이러다 주님께 야단맞겠다.
헛기침으로 나를 달래고,
나를 찾았는데, 어디 있느냐?며
새로 들어간 회사 상품 좀 목장에 소개해 달라는 지체의 도착한 문자를 확인하며
그 지체의 수로보니게 여인의 간절함에 입이 딱 다물어진다.
‘나는 왜 언제까지 이렇게 치사하고 간사한 인간이더냐...........
주님 저는 정말 마땅히 죽어져야 할 죄인이로소이다‘
데려온 아들(남편)로 인내할 거리가 많은 이 환경이
가장 복된 결말을 이루어 감이 감사하며 남편으로 목장에 못 와서 섭섭하다고
대공원 동물원 구경하고 청계천에 가는 중이라는,
최인호 소설속의 다혜처럼 이나 해맑고 단아한
경상도 끝자락에서 새벽기차로 온 가족이 달려와 예배드리다
자막에 새신자로 뜬 자신의 이름을 발견하고는
불같이 화를 내었을 그 남편을 어찌 감당하고 있는지..!
살 빼(!)라는 어명까지 더해졌다는 자매와 문자와 문자를 주고받는 동안,
집 앞 한 정거장을 두고 횡단보도 앞에 세워진 차에서
지금 내려주시면 안되느냐고 기사님에게 말해보지만,
집 앞 동네 정거장까지 꽉 채워져 내려주는 차를 벗어나며
나는 꺽꺽대며 이제야 통곡하며 깨닫는다.
무심히 흘러가 버릴 주일 성수에서 퍼뜩 깨어나,
주님이 강림하신 오늘,
소리 없는 총성이 난무한 전장터에서
주님의 통곡의 빗물이........
내 마음에 강물되어 흐르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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